행정안전부가 백령도·연평도를 포함한 서해 5도 지역 학생들에 대해 각 대학들이 신입생 정원의 1%, 모집 단위별 정원의 5% 내에서 정원외 선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서해 5도 지원특별법 시행령'을 오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도발해올 때마다 학습권을 침해당하고 접적(接敵)지역이란 특수성 때문에 사교육은 받을 생각도 못하는 서해 5도 학생들을 배려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서해 5도 3개 고교생은 130여명이고 한 해 졸업생은 30~40명 수준이다. 숫자가 얼마 되지도 않는데 뉴스가 나오자마자 "극성 엄마들이 자녀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 위장 전입을 할 것"이라거나 "서해 5도로 조기 유학을 보내야 할 판"이라는 부정적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서해 5도 학생들은 이미 여러 가지 특별전형을 통해 혜택을 보고 있다. 연평고는 올해 졸업생 7명 모두 농어촌전형이나 지역 우수 인재전형을 통해 대학에 들어갔다. 대청고 졸업생 9명 가운데 1명은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기회균형선발전형에 합격했다.

정부는 2008년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불에 탄 지 단 몇 시간 만에 "문화재보호법에 소방 설비를 의무적으로 갖출 것을 명시하고, 좌우 성벽까지 복원한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외국 언론들은 600년 전통의 문화재 복원 대책을 불과 몇 시간 만에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한국 정부의 임기응변(臨機應變) 능력과 함께 그 염치없는 둘러치기 수법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해 5도 8500명의 주민들을 지원하는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주민들이 서해 5도에 마음을 붙이고 삶을 지탱해 나가게 하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해 5도 주민의 가슴을 진짜로 고향에 붙들 대책을 내놔야 한다. 툭하면 끊기는 여객선이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게 하거나 서해 5도 근무 교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부터 찾아볼 일이다. 연평도 포격 이후 40여일 만에 무슨 퀴즈문제 정답 맞히듯 생각나는 대로 이것저것 자잘한 대책을 주워섬기는 것은 정부의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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