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감북도 주민들이 국토해양부의 보금자리 주택지구 지정에 반발한 데 이어, 지자체에서도 지구지정에 반대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하남 감북동은 지난달 29일 서울 양원 등과 함께 4차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선정됐다. 국토해양부는 이들 2개 지구 3.1㎢에 2만3000가구를 지어 이 중 1만6000가구를 보금자리주택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 지역은 서울 도심에서 20㎞ 이내의 거리로, 보전 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위주로 선정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하남 감북지구는 하남시 감북동 주변 267만㎡(81만평)로, 전체 2만가구 중 1만4000가구가 보금자리주택이다.
◆그린벨트지역에 한해 재지정 요구
하남시는 미사보금자리 546만㎡, 감일지구 168만㎡에 이어 이번에 지정된 감북지구 267㎡까지 더하면 시 전체면적의 10.5%에 보금자리 주택이 들어서게 된다. 이쯤되자 하남시 감북동 주민들은 효율성 상실과 사유재산권 박탈 등을 이유로 4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사업을 추진하여 자족기능이 없는 베드타운으로 만드는 결과가 심각히 우려되기 때문이다.
감북지구 주민공람 마지막 날인 지난 14일 이 일대 주민 919명은 지구지정 반대 의사를 담은 주민의견서를 시에 제출했고 이어 다음날 오전 10시 서부농협 감북지소에서 감북지구 보금자리지구 지정 취소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백지화 투쟁에 돌입했다. 그리고 감북 보금자리주택지구(267만㎡·2만 가구) 지정 철회를 골자로 한 '감북동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에 관한 건의서'를 이명박 대통령에게까지 제출했다.
주민들은 건의서를 통해 "하남지역에는 미사지구와 감일지구의 보금자리주택으로도 충분하니 보금자리 밀집에 의한 토지의 비효율성과 지역 불균형을 피하기 위해 감북동 지정은 철회해 달라"면서 "국토해양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한해 재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
주민 백모(68)씨는 "이 일대는 서울올림픽공원 등과 인접해 각종 건축행위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등 재산권 행사에 탄력이 붙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을 송두리째 강제 수용하겠다는 것은 말 그대로 재산권 찬탈행위"라고 말했다.
◆주민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
지난 23일 국토해양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근 심의를 거쳐 보금자리주택지구(267만㎡)를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그러자 주민들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하남 나들목(IC·서울방향)과 배다리 등에서 집회를 갖고 거리 곳곳에 현수막 100여개를 내건 후 보금자리 선정 철회를 요구했다. 또 감사원 감사청구와 위헌소송 등 법적대응에까지 나서기로 했다.
주민 한모(51)씨는 "정부가 이 일대를 보금자리지구로 지정·고시하면 계속 반대행동을 해나갈 것"이라며 "감사원의 감사청구는 물론 행위금지 가처분신청,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 등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하남시의회도 반대 의사 표명
주민들의 반발에 하남시와 하남시의회도 함께 보금자리 주택지구 지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21일 하남시의회는 21일 "감북동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을 즉시 철회하고, 지역 주민의 의사를 충분히 수렴해 지정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앞으로 추진될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에 있어서도 반드시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수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내용의 감북동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28일에는 이교범 하남시장이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하남시는 지난해 5월 시범지구인 미사지구를 시작으로 2010년 4월 3차 감일지구 및 지난 달 4차 보금자리 감북지구지정 예정으로 총 3개 구역에 걸쳐 보금자리 주택사업지구 추진에 따라 감일지구의 경우 정당 보상과 주민의 재정착 및 생계대책 등을 촉구하며, 주민의 절대 대다수가 반대하는 감북보금자리 지구지정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계속 추진 계획
국토부는 오는 30일쯤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고시할 계획이며 지구계획은 관계기관 협의와 통합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내년 5월쯤 완료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근 하남 감일지구와 연계해 생산·문화·주거 기능이 어우러진 하남시의 부도심으로, 서울 강남권 주택 수요를 흡수하는 순기능이 있어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