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백화점, 할인마트로 눈을 돌렸지만 살림 고수들은 여전히 시장에서 안테나를 쫑긋 세우고 알토란 같은 물건을 낚아낸다. 미로같이 연결된 자그만 가게들과 그 가게들을 채우고 있는 아기자기한 물건이 만들어 내는 감성은 대량생산의 매끈한 질감과는 사뭇 다르다. 가격은 일반 소매점의 30~50% 수준. 물건의 교체 주기도 빨라 최신 리빙 트렌드에 맞춰 구색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일반인들이 도매상가에 가서 물건을 사기란 쉽지 않다. 워낙 선택의 폭과 규모가 커서 어디부터 접근해야 할지 감 잡기 어려워서다. 홈&라이프팀이 독자들의 고민을 덜어 드리려 리빙 전문가와 함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상가와 남대문 그릇도매상가를 돌며 실용적이면서도 예쁜 알짜 소품을 건졌다.

①하트리스 장식- 하트 5개 붙은 한 단이 1만원.(3층 꽃상가 260호 ‘올리브 키스’)→ 주방 문이나 아이방 문에 포인트로 해 주면 사랑스럽다. 줄로 돼 있어 동그랗게 매듭지어 다른 모양으로 바꿀 수도 있다. ②블랙 조화- 가지 2개 1만8000원(고속터미널 경부선 3층 꽃상가 311호 ‘하늘아트’)+검정 화병- 1만2000원(3층 꽃상가 300호 ‘플라워마트’)=3만원→ 긴 검정 화병에 까만 조화를 꽂아 세련된 느낌을 줬다. 미니멀한 집에 어울리는 아이템. 침대 곁, TV장 옆이나 거실 모퉁이에 두면 좋다. ③짚으로 된 부엉이 인형 세트- 2만5000원(3층 꽃상가 285호 ‘로즈벨리’)→ 협탁, 좌탁, 콘솔 위에 두면 어울리는 목가적인 소품. 아이방 피아노 위에도 좋다. 초록이나 빨강 패브픽 위에 두면 따뜻한 느낌. ④레이스 달린 유리병- 큰 것 9000원 + 작은 것 2개 16000원 = 2만5000원(3층 꽃상가 260호 ‘올리브 키스’)→ 색깔 단추나 리본을 담아 창가를 장식하면 예쁘다. ⑤빨강 다용도 유리병 4개 세트- 2만5000원(3층 꽃상가 285호 ‘로즈벨리’)→ 하얀 주방이나 나무 테이블 위에 둬 포인트로 효과 만점. 다양한 식재료나 물건을 넣을 수 있다. ⑥나무 장식물 큰 집- 2개 1만원 + 작은 집- 3개 9000원 + 자동차 7000원 = 2만6000원(3층 꽃상가 265호 ‘flower at home’)→ 높이가 있는 창가 선반에 조르르 올려두면 귀엽다. ⑦검정 장미 램프- 2만5000원(3층 꽃상가 180호 ‘현대데코’)→ 촛불을 켜놓으면 검정 무늬가 은은하게 비치는 램프. 빨간 장미를 넣어 화병으로도 쓸 수 있는 다용도 제품이다. 식탁에 하나만 올려둬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⑧소라색 2단 트레이- 1만9000원(3층 꽃상가 265호 ‘flower at home’)→ 색깔만으로도 식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색색깔의 컵케이크나 쿠키 어느 것을 올려도 눈이 즐겁다. ⑨라벤더- 3단 1만5000원 + 철제 저그 8000원= 2만3000원(3층 꽃상가 285호 ‘로즈벨리’) ⑩흰 스툴- 2만8000원(3층 꽃상가 260호 ‘올리브 키스’)→ 체크무늬 천 등을 올려두고 전화기 받침대나 화분 받침 등으로 활용하면 된다. 싫증 나면 색칠해 분위기를 바꿔도 좋다.

[생활 소품 메카]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상가
"꽃상가 안쪽의 몇몇 가게, '꾼'들 사이 소문난 곳이죠"

"얼마 전 드라마'시크릿 가든'에서 현빈이 열쇠를 올려놓았던 소품이에요."서울 반포에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3층 경부선 방향 꽃상가 안쪽에 있는 소품가게'로즈벨리'점원이 말을 건넨다. 이곳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상가는 드라마 소품팀,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들의 보물 창고다.

시장이라는 어지러운 공간을 도려내고 매장만 똑 떼놓고 보면 고급 팬시가게 못지않게 앙증맞고 세련된 가게가 적잖다. 지하상가부터 3층 꽃시장까지 수백개의 소품 가게가 밀집해 있다.

(사진 오른쪽)쇼핑을 도와준 리빙 전문가 신동주씨.

그중에서도 경부선 고속버스터미널 3층 꽃상가 안쪽으로 있는 몇몇 소품 가게는'꾼'들 사이에 입소문 난 곳. 시간 없으면 이곳만 봐도 후회하지 않을 알뜰 아이템을 고를 수 있다. 리빙 전문가 신동주 F.I.M 스튜디오 대표와 함께 여기서 3만원 이하 비용으로 집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리빙 소품을 골라 인테리어 팁을 곁들였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상가는 평일·토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다. 일요일 휴무.(상점마다 약간 다를 수있음)

[그릇 마니아 천국] 서울 남대문그릇도매상가
"인터넷에서 6만원 제품, 여기 와보니 2만8000원"

"앗, 이거 A백화점에선 6만원에 팔던데, 여기선 2만8000원이네요!"

①양념종지 세트- 2만5000원(중앙상가 C동 3층 ‘반도상사’)→ 반찬을 조금씩 조르륵 담아 내거나, 손님 대접할 때 각종 소스를 담아 두기 좋은 그릇 세트. ②민트색 저울- 2만5000원(대도종합 D동 2층 97호 ‘예림공예’)→ 빈티지풍 제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환영할 만한 주방 소품. 베이킹 저울로 활용한다. ③스칸디나비안풍 꽃무늬 찻주전자- 2만원+찻잔 8000원(대도종합 D동 2층 97호 ‘예림공예’)→ 무늬가 대담하고 깔끔해 소품용으로도 좋은 찻주전자와 찻잔. ④나무발이 달린 샐러드 볼- 2만8000원(중앙상가 C동 3층 ‘반도상사’)→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선 비슷한 모양의 제품을 8~10만원에 팔고 있다. 큼직한 나무 수저와 함께 샐러드를 푸짐하게 담아 내놓으면 멋스럽다. 여름엔 화채를 담아도 좋다. ⑤각설탕 집게(1만5000원)와 미니 샐러드 집게(1만2000원) ⑥라탄(rattan·등나무) 손잡이 타원 바구니- 2만원+라탄 와인 바구니- 8000원(대도종합 D동 2층 38호 ‘영광사’)→ 타원 바구니는 바닥에 천을 깔고 빵이나 과일을 담아두기 안성맞춤. ⑦일본식 전골냄비 세트- 3만4000원(중앙상가 C동 3층 ‘한일주방’)→ 겨울철 국물요리를 담아내기 좋은 주물 전골냄비. 아래엔 알코올로 불을 붙여 계속 따뜻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요리책 '다이어트 야식'의 저자인 요리연구가 문인영씨가 한 그릇 매장에서 커다란 생선 그릇을 뒤집어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서울 중구 남창동에 있는 남대문 그릇도매상가는 각종 조리도구·주방 소품·그릇을 찾는 사람에겐 그야말로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에밀 앙리' 같은 브랜드 제품이 백화점 가격보다 30~40% 저렴한 것은 기본. 처음 온 사람이라면 남대문 그릇도매상가 중에서도 중앙상가 C동과 대도종합상가 D동 각각의 3층을 먼저 둘러보고, 2층을 보는 게 좋다. 3층이 그릇 도매 판매점이 밀집한 '메인 디시' 모둠이라면, 2층은 일본 빈티지 소품·선물·포장용품으로 눈이 즐거운 '사이드 메뉴' 모음이다. 문씨와 함께 가격대비 활용도가 높은 제품을 골랐다.

※남대문그릇도매상가는 평일·토요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연다. 일요일·명절 휴무. 일부 매장에선 카드로 계산할 땐 10% 수수료를 더 붙여 받는다. (02)776-9311

(사진 오른쪽)쇼핑을 도와준 요리연구가 문인영씨.

[시장 돌다 쓰러지지 않으려면…] 백화점·잡지로 눈부터 틔우고 가길

시장은 넓고 물건은 많다. 처음엔 이것저것 예쁜 게 눈에 가득 들어오다가도 30분쯤 지나면 머리가 어지럽다. 그 물건이 그 물건 같아서 결국 제대로 된 물건 하나 못 건져 올 때도 있다. 백화점이나 할인마트처럼 정리정돈이 되어 있지 않아 고르기도 쉽지 않다. 도매상가나 시장에서 방향 잃지 않고, 실속 있게 쇼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일단 백화점이나 인테리어 잡지로 눈을 틔운 다음 시장으로 가라고 조언한다. 도매상가에선 백화점 상품과 거의 유행 차이가 나지 않는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백화점에서 트렌드와 가격을 섭렵한 뒤에 가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감이 빨리 온다는 말씀. 흥정할 때도 '프로방스' '빈티지 스타일' 등 인테리어 전문지를 읽으면서 익힌 용어들을 슬쩍 섞어서 말하면 매장 주인들이 긴장한다.

시장 쇼핑에서 소신과 줏대는 더 필요하다. 한 번 취향을 잃으면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의 수렁 속에 빠져버린다. 자기 집의 스타일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가야 한다. 아무리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인형이 눈에 들어온다고 해도, 당신의 집이 미니멀을 지향한다면 과감히 패스해야 하니까. 대략적으로 필요한 카테고리를 나눠 쇼핑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눈으로 보는 장식용을 살지, 실제 사용할 소품을 살 것인지도 정해서 가면 버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당신이 꼭 알아야 할 December’s fashion & beauty Q&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