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돌아갔다.

추신수는 27일(현지시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들을 향해 흥미로운 얘기 몇 가지를 남겼다.

이미 2-3년 전부터 흘러나온 얘기를 확인하는 차원이었지만 요약해보자면 대충 이렇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4-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원하지만 그건 내게 불리한 조건이다. 이제는 실력에 걸맞는 대우를 받고 싶다. 내년 목표는 개인성적보다 포스트시즌(PS) 무대를 밟아보는 게 우선이다"는 말을 전했다.

'잭팟' 향한 사전작업

요지는 결국 간단하다. 단 두 가지 '부와 명예'의 문제다.

'부'의 경우 그가 이미 2년 전부터 얘기했던 것처럼 단 한 번의 대박을 노린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빛을 보는 축이기 때문에 3년 뒤 찾아올 자유계약선수(FA) 기회를 잔뜩 노리고 있다.

괴물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손은 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FA까지 3년 계약은 받아들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이상은 곤란하다는 것이고 그 3년 계약이라는 것도 팀내 입지와 실력에 맞는 대우가 아니라면 '노땡큐'다.

연봉청문회를 거치는 한이 있더라도 다음 3년 동안 매년 겨울 그냥 1년씩 재계약을 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부상 등의 변수로 인해 웬만한 선수들은 꺼릴 법한 위험한 길이지만 단 한 번의 잭팟을 위해서는 모험수를 걸어보는 방법밖에 없다.

'우승반지' 내놔

'명예'의 문제로 옮겨가면 누구나 똑같은 마음이다. 야구선수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 즉 월드시리즈(WS) 우승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기는 팀에서 뛰어야만 한다.

되도록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PS로 나가 WS 우승을 만끽하고 싶겠지만 현실상 그게 힘들다면 트레이드도 불사한다는 의지를 은연중에 내비쳤다.

다음 시즌에도 팀이 꼴찌권을 맴돈다면 추신수는 구단에 당당히 트레이드를 요구, 우승권의 팀으로 옮겨갈 수 있다.

미국프로야구의 생리상 한국, 일본과는 반대로 아무리 대스타라도 선수가 이적을 강력히 원할 경우 트레이드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올겨울 밀워키 브루어스로 간 27살의 사이영상 수상자 잭 그레인키의 사례가 이를 잘 증명해주고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문제에서 자유로워진 추신수는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쥘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 올겨울 1년 재계약하고 내년 겨울 강팀으로의 이적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부자구단으로 옮겨 연봉대박을 터뜨리고 롱런하면서 궁극적으로는 WS 우승반지를 획득하는 게 그가 그릴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따라서 2011시즌은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시기다. 반드시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야만 좋은 팀으로 이적할 기회가 열리면서 돈과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품에 안을 수 있다.

보장된 장기계약을 뿌리치는 건 분명히 도박수다. 위험을 감수하는 만큼 더 많이 받겠다는 건데 그 모든 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다음 3년간 절대 다치면 안 되고 또 꾸준히 올스타급 활약을 이어가야 한다.

쉽지 않지만 이것만 되면 추신수는 연봉 2,000만달러(약 230억원) 시대를 활짝 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