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도 싸울 수 있습니다! 싸워서 청나라 군대를 물리칠 가능성이 있는데 왜 우리가 싸우는 것을 포기해야 합니까?"(홍순관·경기 성지초 3)
"전쟁에 이겨도 백성이 없는 나라는 나라일 수 없습니다. 조선은 이미 임진왜란으로 수많은 백성들의 목숨을 잃어야 했습니다. 더 이상의 전쟁은 무의미합니다!"(염재원·안산 경수초 5)
지난 12월 19일 오전 경기 가평의 교원연수원 대강당. 초등 독서프로젝트 '책을 펼쳐요'의 두 번째 독서캠프가 열린 가운데 독서토론이 한창이었다. 병자호란 당시 고성이 오갔던 조선의 편전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이곳에서도 연출됐다. 첫 번째 주제는 '병자호란, 과연 조선이 항복을 해야 했을까'였다. 여섯 명의 학생들이 대표로 앞에 나와 열띤 설전을 벌이는 가운데, 나머지 캠프 참가자들은 자신이 동의하는 말에 박수 치고 호응하기도 하면서 토론을 경청했다.
이어서 열린 두 번째 토론의 주제는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과 조선 건국, 과연 옳은 결정이었을까?'였다. 박미성(서울 선유초 4)양은 고려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라를 유지하면서도 개혁은 가능합니다. 더군다나 새로운 나라가 건국될 때 고생하는 것은 결국 백성입니다." 이에 최호연(경기 계남초 5)군이 반박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처음부터 잘 돌아가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고려는 이미 내우외환에 시달려 '다시 고치기 힘든 헌 집' 같은 나라였습니다."
◆역사와 독서, 그 접점을 찾다
'맛있는 공부'와 '교원 올스토리'가 지난 18~19일 1박2일 동안 개최한 독서캠프는 300여명의 지원자 중 선발된 22가족이 참가했다. 이번 캠프의 주제는 '역사'. 학생들이 생소한 단어가 많아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역사관련 도서들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정한 주제다.
첫 번째로 진행된 '조선궁궐기행' 시간에는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기행〉 저자인 송용진씨가 조선 궁궐의 역사에 대해 강의했다. 내관 복장을 하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교실 전체를 휘젓고 다니며 열강을 했다. 임진왜란·일제강점기 등 왕과 함께 수난을 겪었던 궁궐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교실에 앉은 모두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홍준우(경북 영덕초 3)군은 "명성황후가 시해당한 역사를 들으니 너무 슬펐다. 친구들에게 경복궁은 우리나라의 슬픔이 스며 있는 곳이니 함부로 뛰어놀지 말라고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두 번째로 진행된 '세계문화유산' 시간에는 현재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직지심체요절·조선왕실의궤·훈민정음 등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아이들은 동화작가 김은의·이미지·박채란 선생님의 주도하에 다양한 방식으로 문화재를 '체험'했다. 참가자들은 '직지심체요절'이란 글씨가 적힌 도장을 목판인쇄와 활자인쇄 두 가지 방식으로 종이에 찍어보고, 자신이 가진 의학 상식을 이용해 '나만의 동의보감'을 만들기도 했다.
이외에도 북아트로 나만의 역사책 만들기, 독서골든벨, 스피드 퀴즈 등 아이와 엄마가 함께 역사와 독서를 즐겁게 공부하는 시간이 계속 됐다. 이렇게 딸과 함께하는 캠프 체험이 처음이라는 박현주(42·부산 연제구)씨는 "집에서 소극적이던 딸이 친구들과 함께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며 연방 웃음 지었다.
◆자연스럽게, 마음으로 읽는 역사책
독서캠프 둘째 날에는 독서토론에 이어 독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시간이 마련됐다. 캠프 참가자들은 전날의 강의 내용, 활동 사진 등을 모아 차곡차곡 1박2일을 정리했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 수료식을 하는 아이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이주헌(서울 상곡초 4)군은 "이번 캠프를 통해 어머니와 좋은 추억을 만들어서 전보다 더 가까워진 것 같다"며 기뻐했다.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는 홍순관군과 이현재(서울 염경초 3)군은 이틀 동안 쉴 새 없이 역사 이야기를 하며 '절친'이 됐다. 둘은 "오랜만에 역사 상식을 겨룰 수 있는 적수를 만난 것 같아 너무 기뻤다. 집에 돌아간 후에도 계속 연락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희(39·서울 강서구)씨는 "역사는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는 점을 배웠다. 이번 캠프로 아이가 자연스럽게 마음으로 역사책을 읽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책을 펼쳐요' 독서캠프 4기 모집
'책을 펼쳐요' 독서캠프 4기 참가 신청을 받습니다. 4기 캠프는 위인을 주제로 열립니다. 대상은 초등 3~5학년 아이 및 엄마입니다. 홈페이지(edu.chosun.com/read)에서 신청하시면 30가족을 선발합니다.
●캠프일정: 2월 22~23일(1박2일)
●장소: 교원 가평비전센터
●신청: 12월 20일~2011년 1월 2일
●4기 당첨자 발표: 1월 20일(책을 펼쳐요 홈페이지에 게시)
●문의: (02)724-78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