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올해 우리 국민은 스포츠를 통해 어려움을 날려버리고 환호성과 함께 하나가 될 수 있었다.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국민 요정' 김연아(20)가 월드 스타로 재확인되는 무대였다. 김연아는 역대 최고 점수(228.56점)를 기록하며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고, "피겨 역사에 남을 가장 위대한 연기"(AP)라는 찬사를 받았다.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모태범(21)이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여자부 500m 이상화(21)와 남자부 이승훈(22)이 1만m까지 우승해 금메달을 차례로 목에 걸었다.

6월 남아공월드컵에선 이청용(22)이 '젊은 피'로서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견인하며 국민을 열광시켰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성장한 여자축구의 '억척 소녀' 지소연(19)은 7월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을 3위로 끌어올려 역대 FIFA 주최 대회 최고 성적을 올렸다. 여세를 몰아 9월 열린 17세 이하 월드컵에선 여민지(17)가 득점왕(8골)에 오르며 사상 처음 FIFA 우승 트로피를 한국에 가져왔다.

육상 단거리의 기대주 김국영(19)은 6월 대구 육상선수권 남자 100m에서 10초23의 한국 신기록을 달성, 1979년 서말구(10초34)의 해묵은 기록을 31년 만에 경신했다.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수영 정다래(19·평영 200m 금메달), 바둑 이슬아(19·혼성페어 및 여자단체 금메달), 리듬체조 손연재(16·동메달) 등 '미녀 삼총사'가 탄생했다. 최나연(23)은 미 여자프로골프(LPGA) 상금왕과 최저타수상(베어 트로피)을 석권했다. 프로야구 롯데 이대호(28)의 사상 첫 타격 7관왕 석권과 9경기 연속홈런도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평가됐다.

6·2 지방선거를 통해 여권은 대권후보군(群)을 보강했다. 김문수(59) 경기지사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고전한 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유시민보건복지부 장관에 완승을 거두면서 우파 진영의 주목받는 주자로 부상했다. 오세훈(49) 서울시장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상대로 서울을 지켜 '민선(民選) 최초의 재선 서울시장'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이재오(65) 특임장관은 7·28 재·보선에서 당선돼 정치 전면으로 부활했다.

야권에서는 한나라당 출신이란 핸디캡을 딛고 '당권 도전'이란 승부수를 띄워 성공한 손학규(63) 민주당 대표가 차기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김두관(51) 경남지사, 안희정(46) 충남지사, 이광재(45) 강원지사 등 친노(親盧) 인사들은 6·2 지방선거를 통해 야권의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재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42)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본격적인 3세 경영의 체제를 갖췄고, 이 회장의 맏딸인 이부진(40) 호텔신라 전무도 두 계단 건너뛰어 사장으로 승진했다. 구본준(59) LG전자 부회장은 10월 LG상사 부회장에서 그룹 간판인 LG전자 최고경영자로 옮겨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TV 드라마에서 배우 장혁(34)은 퓨전 사극 '추노'를 통해 최고의 인정을 받았고, 배우 윤시윤(24)은 시청률 50%를 넘기며 국민 드라마가 된 '제빵왕 김탁구'에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배우 송새벽(31)은 영화 '방자전'에서 변학도 역 등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6개의 신인상·남우조연상을 휩쓸었다. 가요계에서는 소녀시대·카라·티아라 등 '걸그룹'과 2AM을 비롯한 남성 아이돌 그룹이 시장을 휩쓸며 한류(韓流)를 이끌었다.

★ 해외

올해 지구촌에서 화제를 모은 인물은 제도권 밖에 많았다. 하반기 세계 언론의 조명을 한 몸에 받은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Assange·39)가 대표적이다. 7월 미군의 아프가니스탄전 기밀 공개에 이어 11월 말 미국 외교전문(電文) 25만여건 폭로로 세계를 뒤흔들었다. 초강대국 미국의 '외교 속살'이 드러나면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물론 오바마 대통령까지 관련국 정상들에게 사과해야 했다.

중국 반체제 민주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55)는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지구촌 명사로 등장했다. 중국 정부의 저지로 시상식 참석은 그의 액자 사진이 대신했지만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미얀마의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치(Suu Kyi·64) 여사는 7년 만에 가택연금에서 풀려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네팔의 사회운동가 아누라드하 코이랄라(Koirala·61)는 CNN 방송이 선정한 '올해의 영웅'이었다. 인권단체 '마이티 네팔'을 이끌며 1993년부터 1만2000명 이상의 여성과 소녀를 성매매의 늪에서 구했다. 극적으로 구조된 칠레 광부 33명도 뉴스메이커였다. 지하 약 700m 아래 갱도에서 69일간 갇혔다가 생환한 이들은 세계에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 정계에서는 세라 페일린(Palin·46)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행보가 돋보였다. 보수 유권자 운동인 '티파티'로 돌풍을 일으키며 중간선거 승리의 장외(場外) 주역이 됐으며, 이를 계기로 2012년 대선 출마의 발판을 마련했다. 의회에서는 존 베이너(Boehner·61)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떠올랐다. 눈물이 많아 '울보'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차기 하원의장으로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57) 국가 부주석이 차기 지도자로 자리를 굳히며 세계의 시선을 모았다. 10월 중국공산당 17차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선출됐다. 기존 당·정 권력 외에 군권(軍權)까지 아우르면서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에게서 권력을 물려받는 탄탄대로에 진입했다.

마크 주커버그(Zuckerberg·26)는 자신이 설립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의 비약적인 확장에 힘입어 이름값을 높였다. 그의 창업 스토리는 할리우드가 영화로 만들었고, 타임지(誌)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스페인 축구대표팀의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Iniesta·26)는 남아공월드컵 네덜란드와의 결승전에서 연장전에 극적인 결승골로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어 영웅이 됐다. 제바스티안 페텔(Vettel·23·독일)은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인 F1에서 역대 최연소 시즌 챔피언에 올라 F1의 역사를 새로 썼다. 남자 골프의 리 웨스트우드(Westwood·37·잉글랜드)는 5년간 1위 자리를 지키던 타이거 우즈를 밀어내고 랭킹 1위에 올라 '우즈 독주'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는 러시아 미녀 스파이들이 서방을 홀린 해였다. 6월 미국 FBI(연방수사국)가 러시아 미녀 안나 채프먼(Chapman·28)을 간첩죄로 붙잡아 러시아로 추방했다. 하지만 채프먼은 페이스북에 올라 있던 사진이 각종 매체를 타면서 인기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