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천연가스 매장량이 예상보다 훨씬 풍부해 앞으로도 가격 수준은 낮게 유지될 수 있으며 신재생에너지에도 우위를 점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내년도 연간 에너지 전망을 통해 미국이 기술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셰일가스(shale gas)의 규모가 827조 평방피트라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가스 총 소비량을 36년 동안 충분히 부양할 수 있는 규모다. 또 이전 전망치 353조 평방피트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

전망치가 증가한 이유는 가스 생산비용이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바위 안에 매장된 셰일가스는 생산비용이 많이 들어 개발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장거리 수평시추기술(Long-distance Horizontal Well Drilling)과 수압파쇄기법(Hydraulic Fracturing Treatment) 등 저렴한 생산방식을 통해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FT는 설명했다.

FT는 셰일가스 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가스 가격은 낮아지고 관련 개발업체 투자는 늘어나는 등 미국 에너지 생산구조가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EIA는 오는 2022년까지 연간 셰일가스 평균가격을 1000평방피트 당 5달러 밑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표준으로 삼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원자력,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고사 직전에 놓였다. 천연가스 가격이 저렴하다면 이들 산업에 투자할 동기가 사라지기 때문. EIA는 오는 2035년에도 전기료가 지난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2016년 시간당 전기료는 1킬로와트에 8.9센트로 지난해 9.8센트보다 낮으며, 2035년에도 9.2센트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됐다.

이 경우 수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는 2035년에도 총 전기생산량의 14% 정도만 점하게 된다. 지난해 11%와 큰 차이가 없다. 관련 업계에서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 산업 측은 정부의 지원이 종료되면 투자금이 끊길 위험에 직면했다고 토로했다. FT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조금이 더는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EIA는 유가 전망치도 제시했다. 전날 기준 배럴당 88달러 수준인 유가는 2035년 배럴당 200달러로 2.3배 정도만 상승할 전망이다. 유가 생산량은 늘지만, 미국의 석유 소비량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석유수출국기구(OECD) 외에도 러시아, 카자흐스탄, 브라질, 캐나다 등에서 석유 생산을 늘리는 가운데, 미국의 석유 소비량은 2035년에도 현 수준인 하루당 2000만 배럴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