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 인구 3만3000명인 충남 청양에서 성매매 사건이 발생, 유흥주점 업주 나모(58)씨와 여종업원 7명 그리고 성매수 남성 92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전남 목포 유흥주점에서 성매매 사건이 일어나 292명이 입건된 지 겨우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13일 찾아간 해당 업소는 청양읍내에 있었다. 주변에 시장, 다방, 모텔 그리고 유흥주점 서너 개가 보였다. 4층짜리 건물의 지하 1층에서 영업했던 이 업소는 룸 4개를 갖춘 40평 정도 크기.

이 업소가 문을 연 것은 지난해 8월경. 여종업원은 실장을 포함해 7명으로 20~30대 여성은 모두 다른 도시 출신이었다.

이들이 적발된 날은 9월 17일 오전 3시쯤. 28살 동갑내기 여종업원 두 명이 업소에서 약 500m 떨어진 모텔로 2차를 나갔다가 경찰관들이 현장을 덮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청양서측은 업소에서 성매매 내역이 적힌 장부도 압수했다. 장부에는 손님 이름과 직업, 방에 들어간 여종업원 이름이 적혀 있었고 2차를 나간 여종업원 이름에 동그라미가 쳐 있었다. 서울의 룸살롱 마담이었다면 암호식으로 적어놓았을 텐데, 이 업소 마담은 2차 내역을 실명으로 정리해 놓았다고 한다. 손님들은 현지인과 외지(外地)인 비율이 6대4 정도 됐고, 농민·회사원·공무원이 많았다. 성매매 비용은 한 번에 20만원.

이 조그만 도시에서 1년 이상 성매매가 들통나지 않았던 것은 '단체행동'에 그 비밀이 있었다. 남성들은 아주 친한 사이끼리만 팀을 짜서 업소를 찾았다고 한다. 일행 중에 낯선 사람이 있으면 입단속이 안 되기 때문이다.

경찰도 이번 수사를 하면서 애를 먹었다. 평소 안면이 익은 '피의자'가 많아서이다. 그래서 이 지역 출신이 아닌 장현수 강력팀장이 수사를 맡았다. 이 사건으로 청양 주민들의 얼굴에는 냉기(冷氣)가 돌고 있다. 한 가요클럽 주인은 "우리는 2차 같은 거 안 하는데 맥주 손님까지 끊겼다"고 했고, 한 모텔 주인은 "성매매와 무관한 모텔까지 손님이 줄었다"고 했다. 장 팀장은 "밤에 나가보면 그 일대가 지금도 썰렁하다. 사람들이 그 근처만 가도 의심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얼씬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주부 이모(48)씨는 "넓지도 않은 동네에서 이런 일이 나니까 속으로는 '내 남편도 갔었는지' 의심해 보지만, 주민들끼리도 사건에 대해 말하기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번에 모텔에서 적발된 한 여종업원은 4년제 대학을 다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돈을 벌러 왔고, 다른 한명은 미혼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여진은 아직 남아 있다. 조폐공사에서 25년간 일했다는 업주 나씨는 "처벌은 달게 받겠다"면서도 "원한 있는 누군가가 사람을 시켜 여종업원들과 모텔에 간 뒤 112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골에게만 외상을 주는데, 이들 명단이 들어 있는 '외상장부'를 따로 갖고 있다"며 "나만 나쁜 사람으로 만든다면 외상 장부를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