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인 자동차가 내뿜는 오염물질의 양을 첨단 장비로 1초 만에 '원격 측정'한 뒤 깨끗한 차에 대해선 자동차 정밀 검사를 면제해주고 오염된 차는 개선 명령을 내리는 '그린패스(Green Pass)'제도가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된다.
정밀 검사를 면제받는 청정 자동차의 기준은 배출가스 오염물질량이 허용 기준의 20% 이하인 경우로 잠정 결정됐다. 이에 따라 원격 측정 대상 차량의 약 27%(추정)가 정밀 검사 면제 혜택을 받아 연간 수백억원의 국민 부담 경감 효과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이런 내용으로 대기환경보전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서울과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에 확대 시행할 것이라고 16일 발표했다.
환경부 이규만 교통환경과장은 "자동차 관리를 잘했든 못했든 연간 약 411만대의 자동차가 예외 없이 정밀 검사를 받지만 부적합 차량은 전체의 15%(약 60만대) 정도"라며 "적합 판정을 받은 차주 350여만명은 정밀 검사를 받느라 많은 시간을 들이고 연간 1100억원(대당 3만3000원)의 검사비용을 쓰는 셈이어서 새 시스템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배출가스 원격 측정은 도로 한쪽에서 자동차 배기통 쪽으로 빛(자외선·적외선)을 쏜 뒤 맞은편 도로에 설치한 거울에 반사돼 돌아오는 빛의 양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환경부 교통환경과 황인선 사무관은 "차가 시속 110㎞로 달려도 측정 가능하며 번호판 식별을 비롯한 모든 과정이 1초 안에 마무리된다"며 "비디오로 매연 차를 촬영하거나 달리는 차를 강제로 세워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현행 단속방식보다 효율성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환경부가 지난 2년간 원격 측정 장비 4대를 구입해 시범 운영한 결과 측정 차량(19만6463대) 가운데 2만9568대(27.1%)가 배출 허용 기준 20% 이하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청정 자동차로, 1만8977대(9.7%)는 배출 허용 기준을 200% 초과하는 고농도 오염 차로 나타났다. 그러나 배출가스 측정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허용 기준 위반 적발 차량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위반 차주들의 반발 등을 감안해 개선 명령과 함께 부과하는 과태료(100만원 이하)를 폐지해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