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올림픽에서 우승하던 순간에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총잡이'가 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확정하자 눈시울을 붉혔다.
이지석(36)은 15일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사격 10m 공기소총 남녀 혼성 경기에서 합계 705.4점(본선 599점+결선 106.4점)을 쏴 1위를 했다. 중국의 룽루이훙(705.2점)과 동료 류호경(704.5점)을 제쳤다.
이지석은 이날 두 살 난 아들 예준이의 사진을 무릎에 올려놓은 채 휠체어에 앉아 총을 쐈다. 태권도 사범이었던 그는 2001년 밤에 운전하다 차가 뒤집혀 경추를 다치면서 하체를 쓰지 못하게 됐다.
장애인 사격선수로 변신했지만 상체 힘마저 부족해 사격하려면 받침대에 총을 걸쳐야 한다. 총알 장전도 경기 보조원인 아내 박경순(33)씨의 도움을 받는다. 아내는 2004년에 서울의 한 재활병원에서 만났다.
환자와 간호사로 인연을 맺어 2006년 결혼했다. 2008년 장애인올림픽에서 우승했을 때 아내는 임신 6개월째였다.
이지석에게 아들은 새로운 삶의 보람이자 희망이다. 언제나 예준이의 사진을 지닌 채 훈련하고 경기했다. 아내와 함께 이번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느라 아이는 친할머니에게 맡기고 왔다.
이지석은 "항상 아들을 생각하면서 총을 쏜다"고 말했다. 아내 박씨는 "아이가 최선을 다하는 아빠의 모습을 존경하며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