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오릭스 버팔로스로 둥지를 옮긴 이승엽이 10일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승엽은 내년시즌 "30홈런과 100타점이 목표"라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 사진은 기자회견을 마친 이승엽이 로버트슨(왼쪽) 기술고문, 무라야먀(오른쪽) 본부장과 함께 취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는 모습. 조병관 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

이승엽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전경기 출전에 30홈런-100타점을 목표로 오릭스 선수로의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추신수의 스윙을 부러워했다.

이승엽은 10일 오후 1시 서울 밀레니엄 호텔에서 가진 오릭스 버팔로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경기에 많이 나가고 싶다"고 올시즌 요미우리에서 많이 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살짝 드러내며 "될 수 있으면 전경기에 나가서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오릭스 구단의 무라야마 본부장과 로버트슨 고문이 함께 참석해 이승엽에 대한 팀의 기대치를 드러냈다. 특히 로버트슨 고문은 이번 기자회견을 위해 미국 뉴욕에서 날아왔다고.

이승엽은 "오릭스에는 1루에 카브레라가 있어서 이적을 솔직히 생각지도 않았다. 다른 팀과 절충을 하다가 오릭스에서 연락이 왔고, 오릭스라면 내가 가진 힘을 쏟아부을 수 있다고 생각해 선택하게 됐다"면서 "수년간 안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나를 원했다는 것에 오릭스 구단에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팀 선택의 기준은 돈에 상관없이 출전 기회였다고도 했다.

요미우리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부진한 성적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개인의 문제로 돌렸다. "5년간 보살펴준 요미우리에 감사한다. 몇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요미우리에서 최대한 나를 살리려고 노력했던 것을 알고 있다. 주위에서 기회가 적지 않았나 하고 말씀들을 하시는데 내가 찬스를 잡았다면 이렇게 되진 않았을 것이다. 팀에 문제가 아니라 내 개인의 문제였다"라고 했다. 하지만 섭섭함이 없을 수는 없을 터. "좋은 모습을 보여서 요미우리에서 2군에 있었던게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걸 몸으로 말하겠다"며 굳은 다짐을 하기도 했다.

또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안긴 추신수에 대해 얘기를 했다. 취재진의 아시안게임을 봤냐는 질문에 "경기를 다봤다. 잘하더라"라고 한 뒤 "추신수 타격폼을 보고 '저렇게 쳐야하는데 난 왜 저렇게 안될까'하고 생각했었다"고 했다. 대만과의 예선전서 1회에 날린 홈런을 두고 한 소리다. 이승엽은 "바깥쪽으로 밀어치는 것을 보고 '야! 역시 메이저리거는 뭔가 다르구나'하고 생각했었다. 진짜 잘치더라"라며 "나도 그렇게 쳐야한다고 생각했다. 연습할 때 해볼려고 한다"고 했다. 당시 추신수는 대만 선발 린이하오의 145㎞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승엽의 새 배번은 3번이다. 이승엽은 "예전부터 3번을 좋아했는데 비어있어서 바로 선택했다. 유니폼에 이름은 이제껏 'LEE'라고 했는데 이번엔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서 국가대표때 쓰던 'LEE S.Y'로 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전부터 얘기했던 삼성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대구에서 태어났고, 삼성에서 9년간 뛰었기 때문에 마지막을 삼성에서 끝내고 싶다"고 한 이승엽은 "팀 사정도 있고 팀이 가고싶은 방향이 있을 것이다. 만약 삼성에서 부담을 느낀다면 일본에서 끝낼 수도 있다"고 했다.

이승엽은 11일 대구로 내려가서 13일부터 출국때까지 경산의 삼성볼파크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보통 기술훈련은 1월부터 했는데 이번엔 일찍 시작하기로 했다. 고등학교에서 개인훈련하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것 같아 일주일 전에 삼성측에 부탁했고 어제 선동열 감독께도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승낙해주셨다"고 했다.

이승엽은 국내에서 훈련하고 1월 말쯤 오사카로 떠나 신변정리를 한 뒤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