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中美) 아이티로 들어가는 유일한 국제공항 포르토프랭스 공항이 8일 폐쇄됐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만 수천 명의 시위대가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목재와 타이어 등에 불을 붙였고 차량 파손과 상점 약탈행위도 빈번하다. 시위대와 이를 저지하려는 공권력의 충돌로 최소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28일 실시된 아이티 대통령 선거의 잠정결과가 7일 발표되고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벌어진 통제 불능의 상황이다. 블룸버그와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의 언론들은 아이티의 상황을 '자업자득(Chickens come home to roost)'이라고 표현했다. 왜 그럴까.

아이티 시위 현장의 유엔평화유지군… 8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유엔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브라질 병사들이 중무장한 채 시내를 순찰하고 있다. 전날 대선 임시 결과 발표에서 야권 후보가 예상과 달리 집권당 후보에 밀려 결선투표 진출이 좌절된 것으로 나타나자 전국 각지에서 선거부정을 주장하는 유혈 폭력 시위가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졌다.

아이티 선관위는 잠정 개표 결과 야당의 미를란드 마니가 후보와 집권당의 주드 셀레스틴 후보가 각각 31.37%, 22.48%의 득표율로 1·2위를 차지해 결선투표(내년 1월 16일) 를 치른다고 발표했다. 당초 결선 진출이 유력했던 인기가수 출신의 미셸 마르텔리 후보는 셀레스틴 후보와 1%포인트 미만 차이인 21.84%의 득표율로 3위로 밀렸다. 그러자 마르텔리 후보 지지자들이 선거부정 의혹을 제기했고, 항의는 전국적인 폭력 시위로 번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간 아이티에서는 르네 프레발 대통령이 사위인 셀레스틴 후보 당선을 위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줄곧 제기돼 왔다. 셀레스틴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15% 안팎의 득표율이 예상됐지만 잠정 개표결과 22.48%로 2위에 올랐다. 더구나 지난 1월 30여만명이 숨진 대지진, 11월 21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콜레라 후유증 극복이란 과제가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권층이 권력욕 채우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많았다. 이것들이 잠정 개표결과 발표와 맞물리면서 폭발한 것이다.

프레발 대통령은 8일 대국민 라디오 연설에서 "항의시위는 자유지만 공공건물과 사유재산은 공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마르텔리 후보도 "비폭력 시위는 시민의 권리"라며 폭력시위 자제를 요청했다. 로이터통신은 "성난 군중 앞에 군과 경찰의 방어벽이 역부족"이라고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