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반전은 황정연의 죽음이었다."
SBS 월화극 '자이언트'가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자체 최고 시청률인 38.2%(AGB닐슨미디어리서치·전국 시청률)를 기록하며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건설사 이야기를 주 소재로 한 시대극이어서 특정 인물, 특히 '이명박 대통령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아니냐'는 소문에 휘말렸다. 극이 탄력받고 있던 시점인 지난 6월엔 남아공월드컵 중계로 3회 결방이란 '핸디캡'도 감수해야 했다. 이때 극 흐름이 끊기면서 시청률이 하락하는 아픔도 겪었다. 이를 놓고 연출자인 유인식 PD는 "시작되기도 전에 근거 없는 루머에 시달려야 했고, 선입견 때문에 외면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며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로지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내용으로 불식시키는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연출자의 말처럼 '자이언트'는 작품성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캐릭터마다 이야기와 동기를 부여해 단순 구조에서 탈피했고, 이름값보단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을 선택했다. 극명한 선악 구도는 스릴과 흥미를 유발했다. 여기에 자칫 남성 위주의 드라마로 전락할 수 있던 위기를 말랑한 로맨스로 희석하는 노련함도 선보였다. 이러한 이유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극은 10회 연장 방송됐고,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경쟁작 '동이'(MBC)를 추월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결론을 놓고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난무하는 추측들 속에서 시청자들은 각 인물의 엔딩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회를 통해 베일이 벗겨졌다. 시청자들이 예측했던 큰 반전은 없었다. 악인들은 처벌받고, 권선징악이란 메시지를 남기며 훈훈하게 종지부를 찍었다. 하지만 스포츠조선이 확인한 결과 원래 예정됐던 결론을 달랐다. 황정연(박진희)이 조필연(정보석)에 의해 죽임당하는 새드엔딩이 잡혀있었던 것.
▶황정연-이성모가 죽는 결론, 왜 바뀌었을까?
관계자들에 따르면 여주인공인 황정연이 조필연에 살해되고, 이에 분노한 이강모(이범수)가 복수심을 불태워 조필연을 무참히 짓밟는다는 것이 수정 전 결말이었다. 극 중 이강모가 황정연에게 "너도 앞으로 혼자 살아, 나도 혼자 살 테니까"라는 대사가 결말에 강모가 혼자 남게 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사였다는 것.
'자이언트'의 한 관계자는 "황정연의 죽음으로 이강모가 조필연에게 복수심을 더 키울 수 있었지만, 해피엔딩을 바랐던 일부 관계자의 뜻에 따라 변경됐다"며 "일부에선 여주인공을 죽이는 것이 보기 안 좋다란 목소리를 냈고, 배우 본인도 죽는 것보다 살아서 끝을 맺고 싶어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비하인드 스토리의 주인공은 바로 이강모의 형 이성모(박상민)다. 애초 이성모는 극 중반 총을 맞고 식물인간이 돼 조필연 시선 밖에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비자금 장부를 넘기고는 다시 총 맞아 죽는 캐릭터였다.
'자이언트' 관계자는 "이성모는 조필연의 비자금 장부와 목숨을 맞바꾸는 캐릭터였지만 박상민의 연기력이 뛰어나 반응이 좋았고, 그래서 결국 이성모는 정보부에서 고문받고 나와 다시 활약하게 되는 것으로 변경됐다"고 귀띔했다.
▶황정연-이성모의 수명 연장으로 생겨난 캐릭터는?
황정연, 이성모의 수명 연장으로 존재하지 않던 캐릭터들도 생겨났다. 황정연이 이강모에게 질투를 느끼고 재결합하는 원인을 제공하기 위해 이강모와 맞선을 보는 '부잣집 아가씨'가 등장했고, 이성모가 총상 후유증으로 숨어지낼 때 도와주기 위해 '여자 정보부 후배'가 만들어졌다.
이범수는 '자이언트'의 결말에 대해 "작가님이 황정연을 잃고 상처받은 강모를 만들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다"며 "개인적으로 바뀐 엔딩이 합리적이고, 기분 좋고, 깔끔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