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장관은 7일 북한이 재도발할 경우 각급 지휘관이 '선(先) 조치, 후(後) 보고' 개념으로 자위권을 행사하라는 내용의 지휘지침을 공식 하달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군단장급 이상 주요 지휘관과 국방부 간부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고 "북한의 도발을 최대한 억제하되, 도발 시에는 예하 지휘관에게 자위권 행사를 보장해 적 위협의 근원을 제거할 때까지 강력히 응징하라"고 지시했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와 관련, "자위권은 각급 지휘관이 행사하되, '선 조치, 후 보고' 개념에 따른다"며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자위권을 행사하며 그 범위는 공격 원점(原點)을 타격할 때까지이며 정전협정이나 교전규칙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이 문제에 대해 한·미가 공감하고 있다"고 밝혀 북한 도발 시 우리 전투기와 함포 등으로 공격 원점을 타격하는 데 미측도 동의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관진 국방장관(가운데)이 7일 한민구 합참의장(왼쪽), 황의돈 육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 지휘관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결연하고 비장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날 지휘관 회의는 국방장관 모두 발언, 대통령 영상 메시지, 장관 지휘지침, 토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확고한 정신력과 엄정한 기강 확립, 강력하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과 과거의 타성을 버리고 실전형 군으로 변화할 것을 주문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김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지금은 6·25 전쟁 이후 최대 안보 위기 상황이다.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 군의 사기, 작전기강, 준비태세를 빨리 회복해야겠다"며 "장군단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특히 우리 군의 문제점으로, 전시(戰時) 환경을 망각하고 무사안일주의가 만연해 있으며 전투임무보다 서류 작성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꼽으면서 보고서와 검열, 시범, 불필요한 행정지시로부터 과감히 탈피해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형 부대로 거듭나자고 역설했다.

김 장관은 이례적으로 전통적인 지휘관 회의의 형식과 격식을 깨고 본인이 직접 작성한 10페이지짜리 장관 지휘지침을 슬라이드 화면으로 설명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