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왜 소년이 돌아왔을 때 공주와의 결혼을 허락했을까요?"

"소년이 약속을 지켰고, 금덩이를 가져왔기 때문이에요." "소년이 가져온 당나귀와 금이 욕심 나서요." "처음 약속대로 황금 머리카락을 가져왔기 때문이에요."

지난 11월 27일 한솔교육 본사(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독서클리닉 '책이랑 놀자' 2기 수업 현장. '황금 머리카락'이라는 책을 읽은 3~4학년 반 아이들이 박유리 강사의 질문에 여러 가지 답을 쏟아냈다. 서로 다른 대답을 내놓은 아이들은 친구에게 '왜 그렇게 생각해?'라고 물으며 생각을 교환했다. 또 직접 주인공인 소년과 기자가 되어 공주와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인터뷰하고 신문기사로도 만들었다.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같은 책을 읽고 재미있는 독후활동을 하며 한층 책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 관심사 다룬 책으로 독서에 대한 흥미 이끌어

'책이랑 놀자' 수업으로 달라진 이는 비단 아이들만이 아니다. '독서'를 대하는 엄마들의 태도도 바뀌었다. 최은하 강사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다면, 엄마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2주 전 첫 수업을 받은 2기 엄마들은 최 강사와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만들 만한 실천사항 중 한 가지를 골라 2주간 꾸준히 해보는 것이다. 최 강사가 제안한 실천사항은 '비슷한 주제의 책 찾아 읽기' '도서관·서점 가는 날 정하기' '하루 5분이라도 함께 책 읽는 시간 갖기' '잠자리에서 책 읽어주기' 등이다.

독서클리닉 책이랑 놀 자3에 참여한 아이들은 우리들은 쓰레기가 아니 라니까3(1·2학년), 황금 머리카락3(3·4학년), 늑 대왕 로보3(5·6학년)를 읽으며 즐거운 독서놀이 시간을 가졌다.

정지현(40·서울 은평구)씨는 2주 동안 아이와 '비슷한 주제의 책 찾아 읽기'를 했다. 주제는 요리사가 꿈인 아이를 위해 '요리 또는 요리사'로 잡았다. 아이의 반응은 뜨거웠다. 책을 재미있게 읽을 뿐 아니라 스스로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보고, 자신이 찾는 책은 분류번호가 몇 번인지 알아보는 모습까지 보였다. 정씨는 "예전에는 아이 관심사에 맞춰 책을 읽힐 생각을 미처 못 했다. '요리'에 관련된 책은 요리방법을 다룬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의외로 다양해서 놀랐다. 특히 아침부터 밤까지 요리사의 일상을 다룬 책을 읽고, 아이가 요리사는 어떤 일을 하는지, 요리사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최 강사는 "아이 관심사에 따라 책을 골라 주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요리에 관심 가진 아이라면, 요리 재료인 '쌀'을 소재로 '농사' 관련 책을 읽히며 독서 분야를 확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2학년은 책을 정확하게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시기이다. 아이가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하려 들면 안 된다. 그 대신, 지금 읽는 페이지를 정확하게 소리 내어 읽도록 지도한다. 아이와 반씩 나눠서 번갈아가며 소리 내어 읽는 것도 효과적이다. 유명한 책, 권장도서만 읽힐 필요도 없다. 최 강사는 "아이들이 책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독후감'에 대한 부담이다. 독후감 쓰기를 강요하지 말고, 책에 대한 느낌을 말로 표현하거나 간단하게 메모하는 정도로만 지도해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글 없이 그림만 있는 책을 보는 것도 '독서'에 해당한다.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상상하고 사고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1~2학년 아이에게는 그림이 많고 내용이 간결한 것으로 골라준다. 나, 친구, 이웃, 학교 등 아이 생활을 다룬 책, 의성어·의태어 등 재미있는 어휘가 많은 책도 좋다.

3~4학년은 꿈을 구체화하고, 역사·사회·정치·경제 등 다양한 분야로 관심이 확장되는 시기이다. 비문학 작품을 함께 읽히되, 특히 역할모델로 삼을 만한 인물전을 권하는 것이 좋다. 인물전을 고를 때는 너무 오래전 인물이나 현대 사회의 가치관에 맞지 않는 고루한 내용은 피하고, 왕이나 장군 등 위대한 인물보다는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들의 사람을 다룬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 또 업적만을 부각시킨 책보다는 인물의 삶을 진솔하게 다룬 책을 고른다.

5~6학년은 독서와 토론, 글쓰기가 동시에 이뤄지면 더욱 좋은 시기이다. 한 권을 읽더라도 여러 번 깊이 있게 읽고, 한 권을 4번 읽는 것보다 한 권을 4명이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효과적이다. 설명문을 읽었다면 정보의 사실성·진실성을 비판하고, 광고나 선전문을 읽었다면 과장된 표현이 없는지 살펴보는 식으로 다양한 장르의 글을 읽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또 '결말은 꼭 이래야 할까?' 생각해보고 자기 생각대로 써보는 습관도 갖는다. 최 강사는 "아이와 함께 12월부터 2월까지 독서계획을 세워 책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