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의 핵심공약인 '초·중학생 무상급식 시행'이 충남도와 도교육청 간 예산 분담 비율을 둘러싼 이견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 '무상급식 전면 시행'을 공약한 안 지사와 '단계적 시행'을 공약한 김종성 도교육감 간 입장 차 때문이다. 이를 둘러싸고 도의원들도 갈등을 빚고 있다.

충남도·충남교육청 두 기관은 지난 8월 우선 초등학교에 대해 내년부터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중학교의 경우 면지역 2012년, 읍지역 2013년, 시지역 2014년부터 무상급식을 시행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 이를 위해 내년 625억, 2012년 696억, 2013년 812억, 2014년 1049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상태다.

그러나 양측이 재정분담 비율을 놓고 합의하지 못하면서 내년부터 전체 초등생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는 내년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추진에 필요한 예산 625억원 가운데 도(12%)와 16개 시·군(28%)이 40%(250억원)를 부담하고, 도교육청이 60%(375억원)를 부담하는 무상급식 재원 분담비율안을 마련, 최근 도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70% 대 30%의 비율로 분담해야 한다"며 자체 편성한 내년 학교 무상급식 예산 271억원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도는 "무상급식 주체는 교육청인 만큼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도교육청을 압박하고 있다. 교육청은 이에 대해 "재정형편상 60%까지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며 "가용예산이나 재정자립도 등이 훨씬 나은 도가 교육청의 재정운영 능력을 고려해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도지사 공약을 앞세운 도가 무상급식 예산의 12%만 부담하면서 예산의 88%를 각 시·군과 교육청 등 타 기관에 전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충남에선 이미 읍·면지역 초등학교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데 도지사 공약사항이라고 해 교육청에 무리한 부담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라는 게 충남교육청 관계자들의 불만이다. 교육청의 무상급식 부담이 커지면 전체 예산이 한정돼 있는데 일선 학교시설 확충, 저소득층 지원, 학력신장 등 다른 교육사업 예산이 상대적으로 줄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는 논리이다.

도의회도 급식 예산 및 관련 조례 제정과 관련해 소속 정당 등에 따라 입장이 달라 갈등을 빚고 있다.

이와 관련, 장두환 도 교육협력법무담당관은 "입장 차가 있지만 교육청측과 계속 분담 비율을 협의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급식 문제는 대전시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대전시교육청은 급식 전면 시행 예산을 아예 편성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대전시가 염홍철 대전시장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교육청과 협의없이 50억원을 일방적으로 편성, 시의회에 상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폭넓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이슈인 만큼 통과시키자"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집행부의 예산편성을 엄격하게 감시해야 할 입장에서 자칫 불용예산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도 통과시킬 수는 없다"는 논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의원은 "한 푼의 돈이 아쉬운 지방재정 형편상 시장 공약이라고 해서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예산을 통과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