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수 충북대 교수·예비역 해병대 소장

이번 연평도 피격사건 후 "서해 5도에 세계최고 장비를 갖추라"는 군통수권자의 지시에 따라 부랴부랴 '외양간' 고치는 것을 보자니 군 의사결정체계, 편성편제와 합동전력 운용 등의 문제점이 떠오른다. 실제 최근까지 3차례의 해전을 치렀던 지역이자 1000여문의 북한군 포와 마주한 서북도서에 불과 10여 문의 자주포와 상대적으로 열세한 해병대 병력 규모를 보고 국민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6·25 종군 외신기자로부터 '귀신 잡는 해병'이라는 찬사와 군통수권자로부터 '무적 해병'이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받았고, 베트남 파병 7년간 외신들로부터 '신화를 남긴 해병'이라 불린 우리 해병대가 '종이호랑이'임이 드러났다. 그뿐 아니라 주변국으로부터 '막강 한국군'이 의외로 약한 것 같다는 소리까지 듣는 지경에 이르렀다. 누가 이렇듯 해병대를 '이빨 빠진 호랑이','날개 없는 독수리'로 만들었나?

해병대는 1973년 '국방조직의 효율화' 명목으로 해군의 한 병과로 해군에 통폐합됐다. 그 이전까지 자체 항공전력을 보유했던 해병대는 이후 현재까지 헬기 한 대 없이 37년째 '날개 꺾인 독수리'가 됐다. '공지기동(空地機動) 해병대' 부대운용 개념을 발전시켜 그간 수차례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대전의 특성상 상륙작전 수행에 헬기 등 항공전력이 편성편제되지 않은 부대구조로는 전승을 보장할 수 없다. '발톱과 날개 없는 독수리'가 무슨 수로 날아가 적을 잡을 수 있겠는가? 해병대는 그 기능과 역할의 특성상 보유 자체만으로도 전략적 효과를 발휘하므로 세계적으로 군통수권자 및 의회 차원에서 관심을 가진다. 국가 전략기동군을 이렇게 오랫동안 무기력하게 운영해 온 것은 큰 잘못이 아닐 수 없다. 현행 법령으로는 해병대가 기본임무·기능을 수행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다. 이는 군통수권자 차원이 아니면 정비되기 어렵다. 최전방부대의 전력보강을 해당 부대에서 건의하면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사태발생 후 군통수권자가 직접 지시해야만 조치된다는 사실에서 군 개혁 방향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이번 서북도서에 대한 긴급 전력보강만으로는 임시방편밖에 안 된다. 차제에 군 조직법, 군구조 및 편성편제, 부대운용개념 재정비 등 근본적 처방이 뒤따라야만 '군대다운 군대','해병대다운 해병대'로 거듭날 것이다.

[[유용원의 군사세계] 해병대에 날개를! 해병대 항공단 창설 촉구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