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보〉(40~48)=왕야오는 중국 랭킹 21위의 준A급 기사. 국지전에서 종종 반짝이는 재치를 선보이는 재주형이다. 이번 대회 통합예선서 서봉수 이원영 루이나이웨이 조훈현을, 본선에선 박영훈 김지석을 따돌리고 이 자리에 앉았다. 가위 '한국기사 킬러'다운 족적이다. 2004년 9회 LG배 이후 작년까지 6년 연속 중국기사에게 막혀 우승에 이르지 못했던 이창호와의 대결이 이뤄졌으니 운명의 장난이라고나 할까.

40은 적세(敵勢)를 삭감할 때 쓰는 상투적 수법. 상대가 '가'로 받아주면 자체로 기분 좋다. 하지만 흑은 손을 빼 41로 들여다봤고, 이 수에 이창호는 이 바둑 최장고(長考)인 24분간이나 응수를 미룬 채 끙끙댔다. 40으론 참고1도나 참고2도의 맥점으로 중앙을 정비할 찬스였다는 결론.

42는 장고 끝의 악수(惡手)였다. 43으로 단단히 이을 장면. 흑 '나'가 예상되지만 '다'에 붙이는 등의 교란수법으로 타개할 수 있었다. 아예 '라'정도로 중앙을 키워가는 것도 일책. 48까지 흑진을 뚫었지만 하중앙 주도권이 흑에게 넘어간 것과 비교하면 손해가 더 크다. 백의 첫 실점(失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