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은 처음 만나는 책이자 예술작품입니다. 한 권의 그림책이 아이들이 평생 지니게 될 심미안을 결정할 수도 있어요. 아이들에게 예술적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름다움을 아는 아이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니까요."

사계절 출판사 그림책팀의 김장성(46) 주간은 그림책 이야기를 하면서 '예술작품'이라는 표현을 여러 번 썼다. "그림을 텍스트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저는 어린이들이 그림책을 예술작품으로 감상하면서 부수적으로 텍스트의 내용에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김장성 사계절출판사 주간은“한국 그림책 작가들이 시장의 반응을 의식하기보다 자신의 예술세계를 좀 더 적극적으로 펼쳐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계절 출판사의 그림책은 출판계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책'으로 평가받는다. 해외 번역물보다는 국내창작물에 치중하고, 평화·인권 등을 다룬 그림책을 많이 펴내는 것이 특징이다. 김장성 주간은 사계절 그림책의 토대를 마련했다. 1999년 입사한 그는 '우리 문화 그림책'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 '옛이야기 그림책' '사계절 그림책' '평화 그림책' 시리즈 등을 기획했다. '사계절 그림책' 시리즈 중 한 권인 '똥벼락'(김회경 지음, 조혜란 그림)은 2001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20만부가 팔렸다. 또 시리즈 각 권이 평균 한 해 5000부 정도 찍는다. 김 주간은 "대중적인 책보다는 독자로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책을 만들고 있다"며 "문화관광부나 어린이도서연구회 등의 추천·권장도서로 선정된 책이 많다"고 했다. 2001년 출간을 시작해 지금까지 15권이 나온 '우리 문화 그림책' 시리즈는 2009년 한국출판문화대상을 받았다. 이 시리즈 중 '설빔'(배현주 글·그림)은 프랑스·일본·미국에 수출됐다.

사계절 출판사의 그림책은 국내 창작물과 해외 번역물의 비율이 6:4 정도다. 김 주간은 "외국 그림책만으로는 우리나라 아이들의 정서를 충족시키기에 무리가 있다"면서 "우리 풍토를 담을 수 있는 작품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한국일러스트레이션 학교와 서울시립대 대학원에서 그림책 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학생들을 눈여겨보며 작가를 발굴한다. 올해 볼로냐 아동도서전 라가치상 픽션 부문 우수상을 받은 최미란 작가는 사계절 출판사의 '우리 문화 그림책' 시리즈를 통해 데뷔한 대표적인 예다.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출신인 김장성 주간은 1991년부터 5년간 그림책 전집을 만드는 출판사에서 일했다. 이후 사계절 출판사에 입사하기 전까지 전업 어린이 책 작가 생활을 했다. 편집자 생활을 하는 지금도 간간이 동화와 그림책 글을 쓴다. 김 주간이 책을 만들 때 가장 유념하는 것은 '역지사지(易地思之)'다. "좋은 책은 다른 사람에 대한 상상력을 길러주죠. 제가 만든 책을 읽은 어린이들이 나보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