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유럽연합) 지도자들이 아일랜드발(發) 금융위기가 스페인까지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유로존 4위 경제대국(GDP규모 1조5000억달러)인 스페인까지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되면, 유로화 시스템 자체가 붕괴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5일 저녁(현지시각) 긴급 전화회의를 갖고, 아일랜드의 재정긴축 계획이 적절하다고 평가하면서, 구제금융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촉구했다. 두 정상 간 전화회의는 아일랜드 긴축재정안 발표 후에도 금융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채 스페인 국채금리가 5%대로 치솟는 등 불똥이 스페인으로 튀는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유럽이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까지는 감당할 수 있겠지만 스페인까지 무너진다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U 내에선 스페인까지 구제금융 대상이 되면, 현재의 7500억유로 규모의 유로재정안정기금(구제금융 기금)으로는 실탄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금 증액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악셀 베버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자금을 모두 커버할 경우를 가정하더라도 1000억 유로 정도만 더 갹출하면 된다. 이 정도는 EU 회원국들이 기꺼이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EU 지도자들은 유로화가 붕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구두(口頭) 지원사격에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 국가들의 연대감이 1년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고 말했고, 유럽 재정안정기금의 클라우스 레글링 최고경영자(CEO)는 "약한 나라든, 강한 나라든 유로화를 자의로 포기하는 것은 경제적 자살행위가 될 것이다. 유로화의 붕괴 위험은 0%"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페인은 재정지출의 50%를 차지하는 17개 지방정부의 적자예산 편성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앙-지방정부 협정문을 24일 발표하는 등 시장의 불안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