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또야? 빨리 전화해봐." "어머 어떻게 해."

북한연평도 포격 나흘째인 26일 인천으로 피란간 연평도 주민들의 임시 숙소인 인천 중구 신흥동 찜질방에 모인 300여명의 주민들은 이날 오후 3시 10분 연평도에 다시 포성이 울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현지에 남은 이웃의 안부를 확인하며 어쩔 줄 몰랐다.

잠시 후 '북한의 일상적인 포 사격훈련으로 추정된다'는 국방부 보고를 접한 주민들은 그제야 힘없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26일 오후 인천 중구 신흥동의 한 찜질방에서 오랜 객지 생활에 지친 연평도 주민들이 누워서 쉬고 있다. 이날 주민들은 “언제까지 이런 곳에 있어야 하냐. 힘들어 죽겠다”고 입을 모았다.

다시 포성이 울렸다는 소식에 연평도 부녀회장 성복순(48)씨는 "23일에 짐을 챙기러 연평도에 갔더니 불난 집이고 안 난 집이고 살 수가 없는 지경"이라며 "정든 고향을 버려야 하는 마음은 아프지만 이젠 연평도에 빌딩을 지어준다 해도 못 살만큼 무섭다"고 울먹였다.

이곳 찜질방에 임시 숙소가 마련된 지 4일째를 맞은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행정기관들도 주민들과 교육·의료문제 등을 협의했다. 옹진군청과 적십자사에서 나온 자원봉사자 30여명은 끼니때마다 섬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대책위원장 최성일(46)씨는 이날 오전 송영길 인천시장이 방문한 자리에서 "찜질방 생활 4일째인데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너무 오래 머물고 있다"며 "노약자와 어린이를 위해 미분양 아파트나 임대아파트 등에 거처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제대로 머물 곳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정오쯤 맹형규 행정자치부 장관이 방문한 자리에서도 "정부에서 너무 방관하는 것 아니냐"며 주민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연평도 주민 박정원(55·개인사업)씨는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섬 사람들은 이곳에서 마땅히 할 일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박씨는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모시고 인천으로 나와 병 수발을 들고 있다. 김윤수(50·어업)씨도 "당장 생계가 막막한데 찜질방에만 있을 수 없어 낮에는 일자리를 알아보고 다니지만 적당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옹진군청에서는 주민 1명당 생계지원금 100만원씩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의 친척 집에 머물다 이웃들의 안부를 확인하려고 찜질방을 찾은 주민들도 있었다. 인천 주안동의 친지집에 머무르던 박기준(12·연평초 5년)군은 "찜질방에서 대책회의가 있다고 해서 부모님과 함께 이곳에 왔지만 모두들 침통해서 친구들을 만나서도 신나게 놀지 못한다"고 했다. 어린 학생들을 챙기는 학교 선생님들도 눈에 띄었다. 연평초 교사 김동준(46)씨는 "초·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각각 한명씩 나와 학생들 현황을 파악하고 놀란 학생들을 진정시키는 등 학생지도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