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공

원작 100만부 판매(시리즈 4권 합계), 드라마 팬 카페 개설, '성스 폐인' 등장, OST 2주 만에 10만장 판매….

지난 2일 20회로 막을 내린 드라마 '성균관스캔들' 때문에 생긴 일들이다. 조선 정조 때, 성균관에 몰래 입학한 남장여자 유생을 내세운 이 드라마는 일종의 사극 로맨스. 평균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마니아를 양산한 드라마다.

그런데 이렇게 성공한 드라마의 원작자가 숨어서 얼굴을 내놓지 않고 있다. 드라마의 원작은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 2'이고, 이후 이야기가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 2'다.

작가는 정은궐. 필명이다. 그는 인터뷰를 한 적이 없고, 출판사가 신원을 공개한 적도 없다. 출판사를 통해 독자와의 대화 형식으로 인터넷에서 인터뷰는 했으나, 신상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했다.

파란미디어 출판사 관계자는 "심지어 드라마 방송사와의 인터뷰 요청도 거절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학측에서도 강연을 요청했으나 역시 거부했다. 드라마 대본을 쓴 작가와도 만나지 않았다.

출판사 사람과의 접촉도 최소한이다. 출판사 사람들 4~5명을 만났지만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수준. 계약서는 등기 우편으로 주고받았다. 연락은 전화나 이메일로 한다. 출판사 관계자는 "정은궐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10명 안쪽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인터뷰에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작가는 "작품 그대로만 독자들이 봤으면 한다"는 뜻을 출판사 관계자를 통해 전했다. "잘난 척하고 포장해서 말해야 하는 게 싫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의 성별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작가가 독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나 출판사 관계자의 말을 근거로 몇 가지 추정이 가능할 뿐이다. 우선 여자일 가능성이 높다. 독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름인 은궐(銀厥)은 은빛 대궐이라는 뜻으로 달을 뜻한다"라고 했기 때문이다. 또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를 얘기하면서 이상형에 대한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부분이 있다. 조선시대에 대해 꽤 자세한 묘사가 나오는 걸 두고, 역사 전공자라는 추정도 있다. 출판사 관계자는 "전공은 아니고 취미로 공부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출판사에 따르면 작가는 또 매일 출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 다만 "교수나 교사, 활동 중인 작가는 아니다"라고 했다. 작가 정은궐의 작품 장르는 로맨스 소설이다. 자신만의 세계를 간직하고 싶어, 순수문학인들의 폄하가 싫어 몸을 숨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정은궐의 작품은 '그녀의 맞선 보고서'(2004년), '해를 품은 달'(2005년)이 있다. '해를 품은 달'은 '겨울연가'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에서 드라마로 만들고 이 무렵 개정판이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