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함이 천안함을 오인 공격했다', '자살 기도 병사가 폭탄을 터뜨렸다', 'TV 신호 잡으려다 암초에 걸렸다'…. 온갖 괴담과 음모론이 난무했던 천안함 사태 때와 달리 이번 연평도 포격 도발 사태에는 사흘째가 돼도 조용하다. 각종 괴소문의 근원지인 인터넷은 오히려 전사자들의 사진을 띄우며 추모 열기로 달아올라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대포폰 의혹을 덮기 위한 청와대의 자작극'이라거나 "'남한이 북한을 자극해 공격을 유도한 것'이라는 등의 음모론이나 '연평도 포격은 북에서 울 아빠 생일을 축하해주는 축포'라는 등의 철없는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오히려 인터넷에서 비난의 뭇매를 맞았다.

분노한 보수단체…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분노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정부와 군의 강력한 응징을 요구한다”며 북한 김정일·김정은 부자 사진 등을 불태우고 있다.

8개월 사이 발생한 두 사건의 성격은 비슷한데도 여론이 전혀 다른 양상인 데 대해 전문가들은 "수상 함정(천안함)의 침몰은 원인을 규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괴담이나 음모론을 꾸미기 좋은 소재지만, 연평도 포격은 가해자가 명확해 어설픈 음모론이 발을 붙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음모론은 대부분 타인의 이목과 관심을 끌어 쾌감을 느끼려는 동기에서 비롯된다"며 "하지만 이 사건은 적의 포격이 명백해 음모론을 제기해도 먹히지 않자 아마추어 음모론가들이 흥미를 잃어버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천안함 사건은 바다에서 일어난 일이다 보니 피해 상황이 가시적이지 않았던 반면 연평도 도발사건은 눈앞에 파괴된 집들이 보이고, 피란 주민들이 당시 상황을 증언하면서 의심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천안함 사태 때 유언비어로 속병을 앓은 정부가 검·경을 동원해 각종 유언비어를 사전 차단하는 등 신중하게 대응한 것도 괴담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천안함 때 앞장서서 음모론을 제기했던 좌파 시민단체들까지 북한에 대한 도발 중단을 촉구하고 있어 음모론은 처음부터 설 자리가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