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지법(縮地法) 쓰듯 건각들이 장애물을 넘어 트랙 위를 달린다. 근육이 터질 것 같은 팔은 하늘 위로 창과 쇳덩이를 던진다. 아시안게임 육상장에서 592명의 선수가 펼치는 뜨거운 경합 속엔 많은 '비밀'이 숨어 있다.
■여자만 허들 100m
남녀가 평등한 것 같지만 허들만은 여자가 남자보다 10m가 짧은 100m를 달린다. 보폭 때문이다. 장애물 개수는 10개로 같다. 이 상황에서 남녀가 같은 거리를 뛴다면 여자들은 장애물을 넘고 착지하고 세 번째 걸음에 다시 도약하는 허들 주법(走法)을 따르기 어렵다. 그래서 여자부는 장애물 간격을 8.5m(남자 9.14m)로 줄이고 100m를 달린다. 장애물 높이도 여자는 0.838m, 남자 1.067m다.
■바람 맞아야 잘 날아간다
맞바람은 창던지기와 원반던지기에서 뒷바람보다 더 환영받는다. 뒤에서 앞으로 바람이 불 때 물체가 더 멀리 날아갈 것 같지만 창과 원반은 반대다. 물체가 위로 뜨는 힘인 양력(揚力)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뒷바람은 물체를 밀어 가라앉게 할 수 있다. 유남성 창던지기 대표팀 코치는 "강한 바람을 맞으면 뒷바람이 불 때보다 최고 5m 이상은 더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쇳덩어리인 해머나 포환은 창·원반만큼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짝 없는 50㎞ 경보
남자 50㎞ 경보는 외로운 종목이다. 20㎞ 경보엔 여자부도 있지만 50㎞ 부문은 금녀(禁女)의 공간이다. 이민호 삼성전자 경보팀 코치는 "여자가 50㎞ 경보를 하기엔 체력적인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국제연맹의 판단하에 아직 여자부 경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자 50㎞ 경보도 국제적으로 완벽하게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에선 정식 종목이지만 아시안게임의 경우 선수가 있으면 하고 아니면 마는 식이다.
■뒤로 넘어야 더 잘된다고?
높이뛰기, 장대높이뛰기에서 바(bar)는 정면 혹은 옆으로 넘는 것이 1960년대 중반까진 정석이었다. 하지만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미국의 딕 포스베리가 뒤통수로 땅에 떨어지는 일명 '배면(背面) 뛰기' 자세로 기존 세계기록(2m11)을 훌쩍 넘는 2m24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면서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이후 1978년에 구소련의 야시첸코, 1985년에 구소련의 포바루친이 배면뛰기로 연이어 세계기록을 세웠다. 장대높이뛰기 대표팀 정범철 코치는 "머리와 허리가 뒤로 젖혀지면서 몸의 무게중심이 하체에서 머리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정면으로 뛰는 것보다 10㎝ 이상 높은 바를 넘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