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82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연평도 남쪽 주민 밀집지역은 북한군 포격으로 집들이 처참하게 무너져 있었다. 화재가 난 주택 20채 가운데 13채가 전소(全燒)돼 형체도 알아볼 수 없었다. 면사무소는 지붕이 뚫려 있었고, 보건소 진료실 내부에는 엑스레이 사진이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우체국과 파출소 등 공공시설 8곳이 포격을 맞았다. 북한군이 정밀하게 포격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곳곳에서 터진 포탄으로 연평도 전체 건물 924동 가운데 절반 가까운 421동이 정전돼 23일 밤 칠흑 같은 밤을 지내야 했다. 또 포탄과 화재로 연평도 곳곳에 퍼져 있는 5개의 통신기지국 가운데 3개의 기지국이 부서져 통신이 두절됐다. 인터넷과 전화선도 끊겨 대부분 지역에서 외부와 연락을 하지 못했다.
북한이 쏜 포탄은 연평도 야산에도 떨어져 24일 아침까지 시커먼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야산 10여 곳은 화재로 인해 까맣게 탄 나무들이 패잔병처럼 아래로 축 늘어져 있었다.
소방관 86명과 의료 인력 20명을 태운 840t급 화물선 '미래 7호'가 새벽 4시 30분쯤 연평도에 도착하면서, 불씨가 가시지 않은 연평도 곳곳에서 화재 진압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육지에서 온 소방차 23대에 90명의 소방관이 올라타 불길을 잡아갔지만, 곳곳에 잔불이 조금 남아 있었다. 북한이 쏜 포탄 가운데 불발탄이 남아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잔불 정리도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방재청은 "오후 4시쯤 모든 불을 끄는 데 성공한 뒤 혹시 남은 불씨가 없는지, 불에 그을린 건물들이 위험하지 않은지 점검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전력과 통신시설도 이날부터 복구작업이 개시됐다. 전날 밤 인천본부 인력 3명을 연평도에 급파했던 한국전력은 복구팀 17명을 다시 선발해 이날 아침 8시 37분쯤 1590t급 화물선 '미래 9호'에 각종 복구용 장비와 함께 실어 보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직원 60명도 같은 배에 탔다. 한전은 "포격으로 배전선로와 전선 등이 파손돼 정전된 421동 가운데 405동의 복구를 마쳤다"고 밝혔다.
정부도 연평도 복구를 위한 국고 지원을 결정했다. 행정안전부는 24일 "주택·자동차·선박이 망가진 연평도 주민이 2년 안에 새것을 구입하면 취득·등록·면허세 등을 면제해주고, 필요한 경우 치료비도 일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살 집을 잃은 주민을 위해서는 조립식 목조주택이 임시 거처로 제공된다. 소방방재청은 "방 1칸, 주방, 화장실을 갖춘 18㎡(약 5.5평) 규모 목조주택 15동을 긴급히 연평도에 설치하겠다"며 "28일까지 임시 주택을 완성할 예정으로 이날 오후 관련 기술자 20명과 자재를 연평도에 보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