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역도여자 75kg이상급 경기가 끝난 뒤 장미란과 멍수핑이 함께 인터뷰하고 있다. 광저우=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장언니, 니하오(중국어로 안녕이라는 의미)"

중국 역도 간판 멍수핑(21)은 장미란(27·고양시청)에게 인사할 때 언제나 '장언니'라 부른다. 장미란 역시 '니하오 수핑'이라고 하며 인사를 받아준다. 서로 짧은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를 통해 안부를 주고받는다. 장난도 많이 친다. 경기장에서는 각종 대회에서 금메달을 다투는 라이벌이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서로 친자매같이 친한 사이다.

사실 장미란은 중국 선수들과 그리 친하지 않았다. 오랜 기간 라이벌이었던 무솽솽(26)과는 별다른 친분이 없었다. 경기장에서 만나면 그저 서로 목례를 하는 정도였다. 대화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무상솽이 대표팀에서 나가고 멍수핑이 중국 역도의 간판이 된 후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고양에서 열린 2009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멍수핑과 만난 장미란은 무상솽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무뚝뚝한 무솽솽과는 다르게 멍수핑은 애교도 넘치고 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장미란도 막내동생뻘인 멍수핑의 애교와 웃음에 마음이 움직였다.

본격적으로 교류가 이뤄진 것은 지난 9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2010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때였다. 장미란은 중국어를 구사하는 김순희 여자대표팀 코치에게 '너 정말 귀엽다'라는 중국어 표현 '니헌커아이'를 배웠다. 멍수핑과 인사할 때 장미란은 '니쩐커아이'라고 말했다. 칭찬을 들은 멍수핑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멍수핑은 장미란에게 '니헌피아오리앙'이라 답했다. 정말 아름답다는 뜻이었다.

이후 둘은 급속도로 친해졌다. 멍수핑이 장미란에게 어떤 호칭으로 부르는 게 좋은지를 물었다. 장미란은 우리말로 '미란 언니'라고 가르쳐주었다. 멍수핑이 발음하기에 어려웠다. '언니'의 뜻을 알게 된 멍수핑은 '장 언니'라는 말을 썼다. 장미란은 '수핑'이라고 부른다.

서로 덕담도 오간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난뒤 장미란은 "멍수핑의 실력이 너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멍수핑 역시 "장미란 언니에게 많은 것은 배우고 있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둘의 사이를 지켜본 김 코치는 "미란이가 정이 많다. 무솽솽은 비슷한 연배여서 서로 편하게 대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무솽솽이 나가고 이제 국제대회에서는 미란이가 제일 큰언니다. 아무래도 막내동생뻘인 멍수핑이 귀여워 보여 정이 더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광저우=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