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간판스타 '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자유형 15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추가했다. 박태환은 곧이어 벌어진 혼계영 400m에도 동료들과 함께 출전해 한국팀에 은메달을 안겼다.

이로써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만 금메달 3, 은메달 2,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유력한 MVP 후보로 올라섰다. 박태환은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수영 3관왕(200m, 400m, 1500m)에 오르며 MVP에 뽑힌 바 있다.

박태환은 18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5분 1초72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아쉽게 4관왕 타이틀은 놓쳤지만 그간의 체력 소모를 감안하면 은메달도 예상밖의 성과였다.

1위는 14분 35초43의 기록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한 중국의 쑨양(19)에게 돌아갔다. 박태환의 라이벌이었던 장린(23)은 동메달에 그쳤다. 쑨양의 기록은 그랜트 해켓(호주)의 세계기록(14분34초56)에 불과 0.87초 못 미치는 기록이다.

이미 자유형 100m, 200m, 400m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은 이날 경기만큼은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다. 경쟁자인 쑨양은 1500m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는 강적. 게다가 박태환은 지난 도하 아시안게임 1500m에서 당시 아시아신기록(14분55초03)을 세우며 우승한 뒤로 계속 기록이 하락해왔다.

경기 초반 박태환은 쑨양, 장린과 함께 나란히 물살을 가르며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그러나 400m부터 장린이 처지기 시작하더니, 중후반이 지나면서 박태환도 선두그룹에서 벗어났다. 쑨양은 1000m를 넘긴 시점에서 이미 2위 박태환에 20m 가까이 앞서며 사실상 1위를 확정지었다. 앞서 중단거리 경기에서 힘을 소진한 박태환의 체력적인 부담이 큰 것 같았다.

박태환은 곧이어 벌어진 남자 단체 혼계영 400m 경기에도 출전해 은메달을 차지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박성관·최규웅·정두희·박태환 순으로 출전한 한국팀은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로 골인했으나, 경기 후 화면분석에서 1위 중국의 부정출발 사실이 드러나 2위로 뛰어올랐다. 400m 혼계영을 마지막으로 모든 경기를 마친 박태환은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오는 2012 런던 올림픽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다만 박태환이 체력적인 문제로 자유형 1500m까지 계속 출전할지는 불확실해졌다. 박태환을 지도하고 있는 호주의 마이클 볼 코치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박태환이 100m, 200m, 400m, 1500m를 모두 뛰는 것은 육상의 우사인 볼트가 마라톤까지 출전하는 것과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