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재정적자로 위기에 빠진 아일랜드 사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들로 구성된 아일랜드 문제 전담팀은 오는 18일(현지시각)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 도착한다. 전담팀은 아일랜드 정부와 구제금융에 대해 논의하고 아일랜드 은행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재무건전성 진단)를 실시한다. 아일랜드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계획의 실현 가능성도 판단한다.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투자자들은 아일랜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결국 포르투갈 등 다른 재정불량국의 자금조달까지 영향이 미칠까 우려한다. ECB가 아일랜드와 그리스, 포르투갈 국채 매입을 통해 채권 가격 안정을 꾀하는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일랜드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이미 상당히 훼손됐다. 이달 초 유럽 최대 어음교환소인 LCH클리어넷은 아일랜드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크다며 아일랜드 국채에 대해 15%의 헤어컷(담보가치에 추가 적용하는 보전비율)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전담팀이 비상대출 조건으로 은행 자산 매각이나 지금보다 더 강도 높은 적자 감축안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에 필요한 구제금융 비용은 약 800억유로(약 23조6200억원)로 추산된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 재무장관회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아일랜드 은행 자산 매각 요구 가능성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이는 아일랜드 은행권의 부채 규모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FT는 아일랜드 은행권 관계자들을 인용 “IMF와 EU가 아일랜드 은행들의 기본자본비율(tier1)을 12%로 높이라고 압박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적인 투자 기금에 대출을 묶음으로 넘겨 은행의 유동성을 향상시키는 방법도 있다.
아일랜드 정부는 2014년까지 재정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하로 줄이는 가혹한 예산 계획을 내놓았지만 IMF·EU의 구제금융은 이보다 더 많이 줄이라고 요구할 수 있다. 전담팀은 2012~2014년 경제전망이 너무 낙관적이라 현 수준의 감축계획이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미 공공부문 지출을 15% 줄이기로 결정하고 이미 실행에 돌입했다. 유럽 최고 수준인 최소임금(시간당 8.65유로)을 낮추고 세금 감면 조치를 종료하는 등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과표 구간을 조정해 세금 내는 사람들을 늘리고 부가가치세 세율을 현 21%보다 높게 책정하는 방법도 있다. 기업에 낮은 세금을 물려 성장을 촉진하고 외국 투자를 끌어들여 일자리를 늘리자는 아일랜드 정부의 정책 기조도 바뀔 전망이다. 아일랜드는 현재 12.5%의 세율로 법인세를 부과하지만, 추후 법인세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