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제71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국가보훈처는 독립 유공자 56명에게 새로 훈장을 수여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에서 이 가운데 21개의 훈장만이 유족에게 수여됐다. 나머지 35개의 훈장은 주인을 찾지 못했다.

17일 애국장을 받은 고(故) 강명희씨의 훈장. 강씨의 본적을 알 수 없어 훈장과 훈장증은 주인의 손으로 가지 못하고 국가보훈처에 보관됐다.

고(故) 강명희씨는 지난 1927년 12월 중국 봉천성 집안현에서 무장 독립운동 단체인 참의부의 참사(중간 지휘자)로 활동하던 중 일제 무장부대인 보갑대(保甲隊) 대원에게 사살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이번에 애국장을 받았지만 본적 같은 인적사항을 파악할 수 없어 유족에게 훈장을 주지 못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가보훈처 공훈심사과에는 이렇게 주인을 찾지 못한 훈장 3634개가 캐비닛 안에 보관돼 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독립 유공자 훈장을 받은 1만2267명 중 약 30%에 이른다.

보훈처 전문사료발굴분석단은 각종 자료를 찾아 독립 유공자를 발굴·포상하고 유공자 유가족을 찾아 훈장을 전달해왔다. 보훈처 관계자는 "아직도 찾아가지 않은 훈장 대부분은 근거자료에 인적사항이 나타나지 않아 유족을 알 길이 없거나 유족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라고 전했다. 본인들이 유족이라 주장하고 근거자료를 제출하지만 입증이 어려워 훈장을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훈장은 직계·방계 후손이면 누구나 신청해 받아갈 수 있다. 그러나 보훈처 관계자는 "유공자 직계에겐 손자까지 연금을 주기 때문에 까다롭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훈처는 찾아가지 않는 훈장의 주인을 찾기 위해 공훈전자사료관 홈페이지에 '독립 유공자의 후손을 찾습니다'는 창을 띄워놓고 있다. 후손들은 조상의 성명만 기재하면 손쉽게 자기 조상이 훈장을 받았는지 검색할 수 있다. 매년 보훈처가 유족에게 전달하는 훈장은 50~60개에 달하지만 이중 유족이 직접 신청하는 경우는 10건도 안 된다. 공훈심사과 우진수(48) 주무관은 "조상이 독립운동을 했단 말을 들었으면 한 번쯤 훈장을 받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후손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훈장의 주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독립 유공자 훈장을 아직 전달받지 못한 유족은 보훈처에 유공자와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제적등본(옛 호적등본)이나 족보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보훈처는 1개월 내에 확인 절차를 걸쳐 신청자와 관계가 인정될 경우 훈장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