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특수전 병력 130명의 아랍에미리트(UAE) 파병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체로 환영하는 편이지만 "국제사회에 호전적 이미지를 심고 한국이 테러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반대도 만만치 않고 "평화유지 목적 외에는 어떤 파병도 반대한다"는 민주당의 입장도 단호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한 나라의 군대가 국경선을 넘나들며 지구촌의 인권이나 평화와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의 수호를 위해 노력하고, 그것이 국제 사회를 위한 기여로 존중받고 자신의 국가 이익도 지키는 세계화 시대다. 파병이 무조건 침략적이거나 호전적인 행위일 수가 없는 시대인 것이다.
파병이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국익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미 경제적 과실이 있다지만 안보적 기대 가치도 매우 크다. 세계화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나라와 얼마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느냐는 것이 중요한 국가 안보 역량이 되는 시대다. 특히 멀지 않은 통일의 시대에 대비해야 할 한국으로서는 중동이라는 전략자원지대와도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야 할 상황이다. 국가 간에 군사적 유대와 우의보다 더 견고하고 따뜻한 관계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군은 이런 국제적 임무에 관한 한 특별한 역량을 갖춘 부대라고 할 수 있다. 이 전방위 외교 시대에 그런 역량을 굳이 사장(死藏)시켜 놓을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굳이 반대하는 것은 이번 파병을 이라크 파병의 연장선상에서 보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이라크 파병 때도 우리가 좀 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지혜를 발휘했어야 했다며 아쉬워하는 전문가가 많다. 그랬더라면 안보와 경제 에너지 등 여러 측면에서 한 단계 다른 가치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번 경우에는 크든 작든 위험성이 없지 않은 이라크 파병이나 평화유지군(PKF)과는 달리, 우호적 군사협력이라는 전혀 새로운 유형의 파병이다. 페르시아만의 전략 요충지에 있는 UAE는 단순한 석유부국이 아니라 사회가 개방되고 정치적으로도 매우 안정된 국가다. 이미 10개국 3000여명의 군대가 UAE군의 교육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은 UAE가 얼마나 안정되고 열린 국가인가를 설명하는 동시에 세계의 UAE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UAE가 침략적 군사력을 증강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알카에다가 준동하는 이 지역에서 테러와 같은 현대 신종(新種)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겠다며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테러에 대한 대처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공통의 과제다. 이렇게 따져볼수록 한국이 파병을 반대할 이유가 별로 없다. 아니 UAE의 전략적 위치와 주변 아랍국들과의 우호적 관계를 고려하면, 오히려 우리가 놓쳤던 기회를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되찾는 좋은 기회일 수가 있다. 우리가 이 대(大)전략자원지대를 버려두고 21세기를 어떻게 열어나갈 수 있겠는가.
불필요한 희생은 절대로 없어야겠지만, 미래를 경영하자면 때로는 다소 모험적 투자도 필요한 법이다. 하물며 이런 우호적 협력까지 두려워 발목을 잡는다는 것은 현명한 자세가 아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정성을 다해 우의(友誼)를 심고 그 뿌리를 아랍 세계 전체로 뻗어나가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