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첨단 기술에 필수적인 원자재인 희토류 수출을 통제할 것이라는 관측은 보호 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를 심화시켰다. 세계 희토류 사용량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중국이기에 각국의 반발은 거셌다.
이 때문에 서구 기업들은 이번 서울G20정상회의 동안 중국으로부터 핵심 희토류 수출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낸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미국 백악관 역시 지난달 말에 이번 G20 회의에서 중국의 희토류 통제 문제를 의제로 상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중국 외에 다른 국가들도 이미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높이고 있는 추세여서, 중국만을 질타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직전에 개최된 G20 회의에서 각국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행에 옮겨지지 않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중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비판의 칼은 무뎌질 것으로 보인다.
민간 무역 연구 기관인 글로벌 트레이드 얼러트(GTA)에 따르면, G20 국가들은 지난 6월 회의를 마친 뒤에 94개의 보호 무역주의 조치를 취했다. 이는 비(非) G20 국가들이 내놓은 조치(44개)의 두 배를 넘는 것이다.또 세계 각국은 100개의 관세 인하, 무역 자유화 조치들을 통과시켰으나, 이중 3분의 2를 넘는 71개가 비 G20 국가가 내놓은 것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보호무역조치가 최대 타깃이 되고 있긴 하지만, 프랑스의 23억달러 규모 자국 농부 지원, 한국의 100대 수출기업 보조금 지급 등의 정책도 보호무역주의의 일례라고 거론했다.
갤런 대학교의 사이먼 이브넷 경제학교수는 "이같은 움직임은 보호무역주의와 관련한 G20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시중에 많은 돈이 풀렸어도 선진국의 경제가 좀처럼 원상복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생소한 것은 아니지만, 선진국들도 경제를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자국 산업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이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까지 떨어뜨리고 양적완화(시중 자금 확대)를 실시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들의 통화 가치를 높이면서 환율 분쟁을 촉발하고 있다.
지난주 세계무역기구(WT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무역개발회의(UNCTD) 등도 G20에 "고실업과 환율 분쟁이 보호무역주의에 불을 지피고 있다"며 "각국 정부들은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기업들로부터의 경쟁에 장벽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두진푸 부총재는 9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 포럼에서 "선진국에서의 고실업과 세계 경제의 회복세 둔화 등으로 글로벌 무역 보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G20 회의가 임박한 가운데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보호무역주의는 세계 경제에 엄청난 위협 요인"이라며 "각국은 자유 무역을 보장하기 위해 보호무역주의적 조치를 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