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영화 '이파네마 소년'을 선보인 모델 출신 배우 이수혁.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연애하기 1년 전에만 '이파네마 소년' 시나리오를 봤어도 공감이 전혀 안 됐을 것 같아요."

톱모델 출신의 이수혁은 "원래는 스릴러나 느와르, 히어로물 취향이었는데 연애 덕분에 로맨틱한 시나리오 보는 안목이 생겼다"고 수줍게 밝혔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비현실적으로 긴 팔다리, 생각을 알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 하지만 웃는 모습만큼은 선하다. 톱모델 출신의 이수혁이 첫 영화 '이파네마 소년'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첫 대면에서 그는 긴장한 모습으로 "개인적인 질문은 대답하기 조심스럽다"고 했다. 연예인으로서보다 패셔니스타 여자친구 김민희 때문에 주목받는 사실이 부담스러운 듯했다. 하지만 영화 이야기 속에 그는 자연스럽게 연애담을 녹여냈다. 데뷔작에 대한 애정도 그의 이야기 속에 충분히 묻어났다.

소년과 소녀의 두 번째 사랑을 감각적으로 그린 영화 '이파네마 소년' 속 이수혁과 김민지. 사진제공=프리비전엔터테인먼트

▶연애하기 1년 전만 해도 지루했을 텐데···.

'이파네마 소년'은 독특하다. 애니메이션과 실사, 꿈과 현실을 오가는 몽환적인 러브스토리다. 왜 이 작품을 데뷔작으로 택했는지 궁금했다. 이수혁은 "원래는 '센' 취향이었어요. 스릴러나 느와르, 히어로물을 좋아했죠. 사랑 얘기를 담은 영화는 지루했어요"라고 의외의 답을 내놨다. 그의 눈이 바뀐 것은 연애 때문이라고.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시나리오 보는 눈도 생긴 것 같아요. 연애하기 1년 전에만 '이파네마 소년' 시나리오를 봤어도 공감이 안 됐을 것 같은데, 지금은 첫 작품으로 고른 것에 정말 만족해요." 이수혁과 김민희가 공개 연인이 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이수혁은 "벌써 세월이 이렇게 됐나 싶다"며 쑥스러워하면서도 "이제 꽤 오래됐는데, 여전히 잘 사귀고 있다. 함께 체스를 두거나 심야 영화를 본다. 취미가 정말 비슷하다"고 살짝 궁금증을 풀어줬다.

▶가녀린 이미지? 영화에선 달라요

'이파네마 소년'은 바다가 주된 배경이다. 이수혁은 영화의 반 이상에서 상반신을 드러낸다. 그런데 모델 시절 화보와는 뭔가 다르다. 보기 좋게 붙은 근육과 초콜릿 복근이 여심을 자극한다. 이수혁 자신도 "체력이 좋아 보이게 나와서 마음에 든다"며 웃었다. "항상 너무 가녀린 이미지에 저도 질렸어요. 모델 시절에야 몸무게가 덜 나갈 수록 좋은 거였죠. 하지만 영화에선 아니니까요. 지금도 살을 찌우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모델 시절보단 6~7kg 늘었어요." 1m84의 큰 키에 60kg를 겨우 넘던 몸무게가 지금은 67kg이라고. 잘 먹어도 안 찌고, 힘들면 금방 마른다는 그는 재미있는 일화를 공개했다. "일본에서 초밥을 먹는 장면을 서너 시간 찍었어요. 그 가게 다 끝나고 남은 초밥을 계속 먹는 거라 맛도 없었죠. 그런데 찍고 나서 감독님께서 '힘들어 살 빠진 게 안쓰러워서 많이 먹으라고 놔뒀다'고 하시더라고요. 막상 그 장면은 편집됐어요." 이수혁의 멋진 몸매 말고도, 19세 김민지의 청초한 매력과 남해 바다, 일본 삿포로의 멋진 풍광 등 영화에는 볼 거리가 많다. 11월 4일 개봉해 상영중이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