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과 관련한 청와대 행정관의 '대포폰(타인 명의 휴대전화)' 사용 의혹에 대해 한나라당 최고위원 7명 중 4명이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특검 및 국정조사 요구 등의 공세에 적극 대처하지 못할 경우 향후 정국 운영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포폰 사건을 그대로 덮어둔다면 새로운 권력 비리가 발생할 수 있다. 사찰 파문의 배후를 색출, 규명해야 한다"고 전날에 이어 거듭 재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다만 민주당의 특검 주장에 대해선 "불법사찰 사건을 정치적 논쟁거리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대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간인 사찰 사건의 수사에 미진해 보이는 게 있고, 새로운 의혹도 나왔기 때문에 재수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의문이 있다면 명명백백하게 수사해서 결과를 마무리 짓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게 미진하다면 의혹을 계속 살 수 있다"고 했다. 사찰 피해자로 지목돼 온 정두언 최고위원은 "특검도입보다는 검찰 재수사로 마무리 짓는 것이 순서에 맞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안상수 대표는 재수사에 다소 부정적이었다. 안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면 재수사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보고를 받아보니 이 사건은 별문제가 없다. 차명폰을 대포폰이라고 하는 민주당의 주장은 거짓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으로는 재수사를 하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형환 대변인은 "대포폰은 범죄 목적으로 이름을 도용하거나 훔친 것이고, 이번 사건의 경우엔 아는 사람의 동의를 구해 명의를 빌려 사용한 차명폰"이라고 했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김무성 원내대표는 재수사와 관련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고, 고흥길 정책위의장은 "재수사는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신중한 입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