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이 2일(현지시각)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참패했다. 공화당은 연방하원 435석 전체를 새로 뽑는 선거에서 3일 현재의 당선자 숫자만으로 이미 과반수를 돌파, 4년 만에 하원 다수당 자리를 되찾았다. 민주당은 기존 의석에서 60석 이상을 잃어 민주당이 공화당에 80석을 빼앗긴 1938년 중간선거 이래 72년 만의 참패를 맛봤다.
오바마는 2008년 대선에서 "예,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Yes, We Can)"라는 구호를 앞세워 미국 대선 사상 최다(最多) 득표를 올리며 승리했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오바마가 그로부터 2년 만에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가장 큰 이유로 경제 위기를 꼽았다. CNN 방송이 선거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75%가 "미국의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10%에 육박하는 실업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무역적자, 2년 넘게 계속된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미국인들이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유권자들은 "오바마가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바마가 취임 후 4000만명 이상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건강보험 개혁을 실시하고, 전임 정부에서 물려받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경기부양책으로 8000억달러를 쏟아부으면서 동분서주했고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 회사들의 부도덕에 쐐기를 박는 법안을 마련했는데도 국민 마음속을 파고들지는 못했다. 대선 때 '소통의 마술사'로 불렸던 오바마도 취임 후에는 말과 행동이 일반 국민의 삶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통령과 국민 사이를 갈라놓은 소통의 벽(壁)과 경제위기가 오바마가 쌓아온 이런 실적을 휩쓸어가 버린 셈이다.
오바마는 2012년 대통령 재선 도전에 맞춰 국정 운영 기조를 크게 바꿀 것이고, 국제 문제에서 '미국의 이익'을 강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 한·미 FTA를 지지해 온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의회 비준 절차에는 탄력이 붙을 것이다. 오바마 정부와 공화당의 경쟁과 협력이 미국의 대외 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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