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선일보 연재 기획 '사다리를 세우자'는 자영업자들의 실패와 빈곤층 추락을 실감 나게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매년 100만명 정도가 자영업 창업에 나서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자영업자 중에서 매년 80만명 정도가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른바 다산다사(多産多死)형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는 창업 준비기간이 짧고 다른 업종에 비해 창업비용이 적기 때문이다. 별다른 전문성 없이 창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제조업을 제외하고 일부 서비스업종의 평균 창업비용은 5000만원 이하다.

창업이 쉽게 이루어지는 만큼 폐업하는 자영업자도 많아 자영업은 장기간 생존이 매우 어려운 취약한 구조다. 국세청 자료를 살펴보면 창업 후 3년 안에 폐업하는 비율이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폐업하는 자영업자에 대한 사회 안전망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어렵사리 자금을 모아 창업에 성공하면 다행이겠지만 실패할 경우 빈곤층으로 추락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40% 정도는 국민연금에도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상공인의 퇴직금이라 할 수 있는 소상공인공제기금에 가입한 사람도 5만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자영업자의 실패에 따른 사회적 부담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자영업자에 대한 실업급여 적용 방안이다. 고용 안정, 직업능력 개발 및 실업급여 등 사회 안전망 확충으로 쓰러진 자영업자들의 사회적 추락을 막자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것처럼 이것이 바로 자영업자들에게는 구원의 사다리가 될 수 있다.

2009년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에서 영세 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별도의 실업급여제도를 추진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관련 내용을 담은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발의돼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그 주요 내용은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영업자에 대한 사회 안전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종사자 50인 미만의 중소 사업주까지 고용보험의 실업급여 피보험자로 가입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해당 중소 사업주가 폐업하는 경우 실업급여를 받는 혜택을 주는 것이다.

운영상 부작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로 자영업자 실업급여 가입 대상을 종사자 50인 미만의 사업주로 확대함으로써 생기는 문제들이다. 대상 확대는 바람직하지만 자영업자의 소득을 파악하기 어렵고 폐업 요건이 명확하지 않은 등의 세부적인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소득 구간을 정하여 가입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소득 수준을 선택하도록 해야 하고, 실업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폐업 요건도 정해야 한다. 한 번 실업급여를 받으면 일정 기간 재(再)가입을 제한하는 등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하여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도덕적 해이 문제를 해소해야 할 것이다. 가입 대상 전체를 강제로 가입시키는 것이 아닌 임의 가입 방식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로 평가된다.

국회가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여 우리 사회에 튼튼한 사다리를 하나 더 세웠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