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수마트라섬 서부 연안에서 발생한 쓰나미(지진해일)로 인도네시아는 6년 전의 공포를 다시 떠올렸다. 통신이 두절되고 자카르타에서 피해지역을 운항하는 항공편이 거의 없어 사망·실종자의 정확한 규모가 파악되지 않자 한때 2004년 수마트라에서 규모 9.3의 강진 직후 발생한 쓰나미로 인도네시아에서만 16만8000여명이 사망한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당국은 정확한 실종자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포에 질린 주민들이 고지대로 대피한 뒤 집에 돌아가지 않고 있고, 이들 중 일부가 실종자로 집계됐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26일 밤까지 인도네시아 적십자사가 집계한 실종자 500여명 가운데 호주인 9명과 일본인 1명 등 외국인도 포함된 것으로 현지 메트로TV가 전했다.

인도네시아 화산 분출까지… 대피하는 주민들… 인도네시아 자바섬 중부 메라피 화산이 용암과 화산재를 분출하기 시작한 26일, 인근 마을 주민 여성이 뜨거운 화산재를 피하기 위해 아이를 옷으로 겹겹이 감싸 안은 채 대피하고 있다. 지난 1930년 메라피 화산이 폭발했을 때는 1300여명이 숨졌고 , 2006년 6월 마지막 폭발 때도 2명이 숨졌다.

인도네시아 재난관리청의 아골로 수파르토(Suparto) 대변인은 "마을 10개가 쓰나미로 인해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최대 피해 지역은 70개의 섬으로 구성된 믄타와이 군도로, 인구는 6만8000명 정도다. 특히 이 지역 전통 가옥은 대나무 등 약한 건축자재로 지어진 탓에 쓰나미를 견디지 못했다. 수마트라섬 주변은 활동이 왕성한 지각판으로 둘러싸인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강진과 쓰나미의 상습 발생 지역이다. 2004년 이후에도 2006년에는 최소 596명, 2007년에는 최소 70명, 작년 9월에는 1100여명이 숨졌다.

믄타와이 군도의 파가이 슬라탄섬의 경우 최고 높이 6m의 파도가 내륙 600m 지점까지 밀려들어 한 마을이 쓸려 내려갔다. 보트대여업을 하는 호주인 릭 핼럿(Hallet)씨는 "서핑관광을 온 15명을 태웠던 보트 밑 바다에서 진동을 느꼈고, 몇분 뒤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다"면서 "나뭇가지를 붙잡고 매달린 사람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인도네시아 기상·지질당국은 전날 강진 발생 후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가 한 시간 만에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많은 주민이 고지대로 대피하지 않았다가 피해를 입은 것 같다고 일부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