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팀이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는 비행 청소년들의 '목표 부재' 현상을 잘 보여준다. 학생들의 꿈은 판사·의사·디자이너 등 전문직(47명), 간호사·교사(31명), 연예인(27명) 등 또래들과 비슷했지만 자기 희망을 이루기 위해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 아는 학생은 절반이 못 됐다(47.4%)."판사가 되고 싶다. 그러나 판사가 되려면 어떤 시험을 봐야 하는지는 귀찮아서 아직 알아보지 않았다"(이유경양·가명·17세)는 식이었다.
요컨대 막연한 상승 욕구만 있고 현실적인 '방법론'은 부족했다.
궁핍한 환경에서 오는 좌절감도 엿보였다. 부모가 자신을 뒷바라지할 능력과 의지가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적었다(40%). 절반이 "부모가 능력은 있는데 의지가 없거나, 의지는 있는데 능력이 없거나, 아예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했다(49.6%).
그 결과 학생 3명 중 1명이 "잘사는 사람을 보면 적개심을 느낀다"고 했다(34.1%). 지난달 본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저소득층 성인 631명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 5명 중 1명꼴로 "그렇다"는 응답이 나온 것(23.1%)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어른이 되면 부모보다 잘살 수 있다"는 문장에 압도적인 다수가 "그렇다"고 응답했다(82.2%). 앞서 언급한 성인 대상 조사에서 "10년 뒤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떨어질 것 같다"는 응답이 3명 중 2명꼴로 나왔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