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밤 전주의 한 단칸 월세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4명의 사연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30대 가장은 3개월 전 실직한 뒤 두달째 15만원의 월세를 내지 못했고, 초등학생 두 아들의 급식비와 태권도학원비도 여러 달 밀려 있었다. 유서 한 장 남기지 않았으나 휴대전화엔 빚을 독촉하는 문자 메시지가 여러 건 남아 있었다. 가장 김모(31)씨는 생활고로 절망에 빠져 극단의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결론지었다.

한파는 급작스런 위기로 한계 상황에 놓인 가정들에 더욱 가혹히 몰아치고 있다. 김씨 가족의 변사에 접해 전북도가 생활전선에서 몰락, 생계가 막막해진 가정을 위한 긴급 복지지원을 홍보하고 나섰다. 가장의 사망과 가출, 사업 실패로 소득을 잃고 빚 독촉을 받는 가정이나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사람들에 대한 신속한 지원으로 지난해 법제화됐다.

긴급 복지지원은 생계·의료·교육·월동난방비 등 9개 분야에 걸쳐 연중 이뤄진다. 생계유지비로 길게는 6개월까지 매월 90만8000원(4인 기준)을 지원하고 의료비는 최대 300만원을 두 차례까지 보조한다.

집을 잃은 가정에는 공공 또는 개인의 주거시설을 6개월까지 제공하거나 사회복지시설에 입소토록 한다. 초·중·고교생의 입학금과 급식비, 수업료(17만∼33만원)를 2차례까지 지원하고 겨울(10월~3월)엔 연료비를 매월 7만원씩 보조한다. 출산비, 장례 보조비, 전기요금 등도 지원받을 수 있다.

긴급 복지지원은 전북도 콜센터(☎1577-0365)와 시·군 주민생활지원과, 읍·면·동에서 상담을 맡아 올해 위기 가정 1831가구에 29억7300만원이 지출됐다.

김씨 일가의 시신은 아들이 학교에 결석하면서 담임교사의 부탁을 받은 이웃 학부모에 의해 발견됐다.도는 "사회복지사뿐 아니라 통·리·반장, 학교, 병원, 가스점검원 등과도 협력체계를 구축하려 한다"며 "이웃이 가장 든든한 사회 안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양균 도 사회복지과장은 "지원이 보다 적절히 이뤄지도록 수혜 요건의 개선을 정부에 건의 중이며, 요건이 맞지 않아 공공지원이 어려우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적십자사 등 민간구호시스템과도 연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