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거래소(SGX)가 호주증권거래소(ASX)를 82억달러(84억호주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25일 보도했다.

두 거래소 간 인수합병(M&A)이 완료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국경을 넘어선 첫 거래소 통합이 된다. 여태까지 이 지역을 좌지우지했던 홍콩, 도쿄의 거래소의 충격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SGX는 주당 47.11달러(48호주달러)에 인수를 제안했다. SGX는 이번 인수의 55%를 주식으로 지불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결제할 방침이다. ASX의 인수 가격에는 최근 주가 대비 37%의 프리미엄이 얹혀졌다. SGX는 이번 인수를 위해 브릿지론을 통해 총 35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WSJ는 전했다.

두 거래소가 합병한 뒤 탄생하는 새 지주회사의 주식은 일단 싱가포르 거래소에 먼저 상장되고, 주식 예탁증서는 호주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거래소 간 M&A는 이미 진행됐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거래소 통합이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GX와 ASX의 합병에 따른 시장 규모는 1조9000억달러로, 홍콩이나 일본의 다른 거래소들을 위협할 전망이라고 WSJ는 전했다. 컨설턴트 회사인 겔렌트의 네일 캣코부 대표는 "이번 인수는 아시아 증권 시장 구조를 재편성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시가총액 8위인 SGX가 5위인 ASX를 인수하기로 한 것은, 싱가포르가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이번 인수는 호주의 규제 장벽과 정치적 반대에 부딪힐 우려가 있다. 두 거래소 모두 각각의 청산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각국 감독국들은 자본 기준 등 금융 시스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에 대해 합의해야 한다. 또 호주 정부가 이번 인수를 지원한다고 해도 ASX의 등록 주주 중 절반 가까이가 개인 투자자여서 여론의 반응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