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났을 땐 남동생이었는데, 이젠 여동생이 된 애"라고 했습니다. 며칠 전, 이태원 레스토랑에서 아는 이가 누군가를 소개해줬습니다. 성전환자, 트랜스젠더였습니다. 아무리 뜯어봐도, 10년 전까지 남자였다는 것을 믿기 어려웠습니다. 그 얘길 했더니 그녀가 반색했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예쁘다, 멋있다' 하는 얘기도 물론 좋지만 그보다 '진짜 여자인 줄 알았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뻐요." 벌써 욕지기가 나려고 하는 분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보니, 저는 트랜스젠더인 하리수가 왜 그렇게 '여자 티'를 내려고 안달을 냈을까 이해가 됐습니다. 매체를 통해 보이는 트랜스젠더들은 '여자 티'를 너무 내려고 해서, 보기가 불편했습니다. 저렇게만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혐오감을 덜 가질 텐데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국 그 과잉은 '결핍' 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지난주 Why? 기사 중 독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건, 강훈 기자가 쓴 '서부지검 3인의 칼잡이'였습니다. 서울서부지검 남기춘 지검장, 봉욱 차장, 이원곤 수사팀장이 한화, 태광 그룹 사건을 수사하게 된 배경에 관한 얘기였는데요. 이 기사가 나가자 일부 독자들과 매체들은 남 지검장을 요즘 인기있는 드라마 '대물'에 나오는 좌충우돌 검사 하도야에 빗대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남 지검장이 진정한 '칼잡이'인지는 저는 접해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으나, 대중이 '강철 같은 검사'에 대한 대단한 갈망과 판타지를 갖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런데 유감인 것은 드라마 제목입니다. '대물'이 뭡니까. 정말 우리 사회가 '저렴'해지고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를 수집한 느낌입니다.
▨얼마 전, 부원들과 처음으로 노래방에 갔습니다. 처음에 노래를 부른 윤주헌 기자가 부차장을 겨냥해 늙수그레한 노래를 부르더군요. 저희 부원들은 평소에도 선배에게 깍듯하고, 예의 바른지라 저는 그게 그들 취향인 줄 알았습니다. 시간이 잠시 흐른 후, 한경진·윤주헌·석남준 세 기자가 돌변했습니다. 방송 금지곡을 불러대기 시작하는데, 비교적 '조신한 성격'의 저로서는 귀를 씻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성질총량 불변의 법칙'을 또 깨달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는 망가지고 싶은 욕망이 있는 법. 그게 늙어 터지느냐, 젊어 터지느냐, 낮에 터지느냐, 밤에 터지느냐의 차이일 뿐이죠. 노래방서 난동을 부리면 회사에선 그럴 일이 없겠지요. 앞으로 자주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