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에도 골프의 타이거 우즈만큼 충격적으로 등장한 드라이버가 있다. 루이스 해밀턴(25·맥라렌)이다. 데뷔 2년째인 2008년 사상 최연소(만 23세 9개월) 챔피언에 오른 그에겐 "미하엘 슈마허(독일)를 능가할 천재"란 칭찬이 따랐다.

20일 입국한 해밀턴을 단독 인터뷰했다. 그는 자신을 "야망이 있고(ambitious), 두려움 없이(fearless), 재미있는(fun) 선수"라고 소개했다. 그를 통해 세계에 딱 24명뿐인 F1 드라이버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루이스 해밀턴이 운전대를 돌리는 시늉을 하며 F1 드라이버가 겪는 어려움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고속으로 코너를 돌 때마다 팔과 다리에 엄청난 압박을 느낀다”고 말했다.

―'운전이 운동이 될까'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90분 레이스를 마치고 4㎏이 빠진다면 이해가 되나? 엄청난 땀을 흘리기에 탈수를 막으려 대회 일주일 전부터 물을 많이 마신다. 경기하는 날 아침엔 3~4L를 마신다."

―레이스 중 가장 힘든 부분은?

"G포스(G Force·관성력)다. 시속 320㎞로 달리다가 브레이크를 밟거나 급커브를 도는 걸 상상해 보라. 내 체중의 6배 정도의 압력을 버텨야 할 때도 있다. 경기 뒤 운전석에서 일어날 때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려 멀쩡한 척하지만 사실 겨우 서 있는 것이다."

―평소 어떤 훈련을 하나?

"목 근육을 강하게 단련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엄청난 스피드와 압력 속에서 머리의 흔들림을 제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10㎏ 헬멧을 쓰고 머리를 들어 올리는 훈련을 많이 한다. 비시즌엔 매일 4~6시간씩 크로스컨트리, 러닝, 사이클 등 유산소운동으로 체력을 다진다."

―F1 드라이버로서 당신의 장점은?

"차를 잘 이해하고 엔지니어 등 다른 팀원들과 잘 협력한다. 최고의 스피드를 내기 위한 경주차의 미세한 변화를 잘 감지한다."

올 시즌 해밀턴은 승점 192로 드라이버 부문 4위에 올라 있다. 선두 마크 웨버(레드불·220점)와는 28점 차이다. 한 대회에서 우승하면 승점 25점을 받기 때문에 역전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국 그랑프리가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한국은 물론 브라질과 아부다비 대회까지 우승하고 싶다. 웨버를 꺾는 게 쉽지 않겠지만 '배수진(all or nothing)'을 친 심정으로 경기할 것이다."

해밀턴은 여덟 살부터 미니 경주차인 카트를 탔다. 열 살 때 현재 소속팀인 맥라렌 대표에게 사인을 받으면서 "언젠가 당신 팀 차를 몰고 싶다"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어려서 F1 최고 스타가 됐는데 그 엄청난 수입은 어떻게 쓰나? (올 시즌 해밀턴의 연봉은 F1 전체 2위인 약 250억원으로 알려졌다.)

"쇼핑은 주로 가족들을 위한 것이고 친구들에게 와인 같은 것을 선물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회 스케줄과 이동 시간이 너무 많아 돈 쓸 시간이 별로 없다. "

―서킷이 아닌 일반도로에서는 어떻게 운전하나?

"내 삶의 대부분은 초고속으로 달리는 일이다. 그래서 일반 도로에서는 음악을 들으며 편안한 운전을 한다. 실망스럽나?(웃음) 차는 3대인데 모두 메르세데스(벤츠)다."

―F1 진출을 꿈꾸는 한국 드라이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끝까지 꿈을 좇는 끈기, 레이스에 대한 열정, 언제나 이기고 싶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가족들의 지지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