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실적 불구 주가 급락
-분기 매출총이익률 하락..전문가 예상치도 밑돌아

애플이 '순이익 70% 급증'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실적 발표 후 주가는 오히려 미끄러졌다.

투자자들은 전반적인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마진이 예상 밖 하락세를 보이자 찜찜해하고 있다. 마진 하락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목격된 일회적인 것인지, 애플의 전성기가 고점을 찍었다는 전조인지 해석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애플의 지난 회계연도 4분기(7~9월) 매출총이익률(총마진)은 전분기 39.1%에서 36.9%로 하락했고, 로이터의 전문가 예상치(38.2%)도 밑돌았다. 기업 실적에서 매출총이익률은 매출 중에서 몇% 정도가 기업에 이윤으로 남느냐는 보여주는 항목으로, 높을수록 이윤이 많이 남는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의 기대가 워낙 컷던 여파로 19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순이익 급증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장중 6% 까지 밀렸다.

애플 임원진들은 컨퍼런스콜에서 "매출총이익률 하락은 '아이폰4'와 '아이패드'의 공격적인 가격 전략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 역시 "애플은 최첨단 기능의 제품을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아이팟 역시 그랬고, 이는 아이패드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아이폰은 애플의 전체 이익률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매출총이익률은 지난해에는 41.8%에 달했다. 하지만 올 6월에 출시된 '아이폰4'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앞으로도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iSuppli)에 따르면 '아이폰 4'의 부품 비용은 187.51달러로 전모델의 170.80달러보다 높다. 또 애플이 각 제품군에 대한 이익률을 따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분기에 아이폰의 매출총이익률은 45%로 전분기 55%에서 떨어졌을 것이라고 BMO캐피털마켓은 추정했다. 아이폰이 분기 매출에서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이익률 하락은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블록버스터급'의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됐던 '아이패드' 판매가 시원치 않은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 분기에 420만대의 아이패드가 팔렸는데 이는 전문가의 예상치(480만대~500만대)를 밑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퍼시픽 크레스트 증권의 앤디 하그리브스 애널리스트는 "아이폰의 마진 하락이 일회적인 것인지 영구적인 것인지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아이패드도 이미 공격적인 가격 전략에 돌입한 상태"라며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마진 하락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BMO 캐피털 마켓의 케이스 바흐먼은 "높은 기대에 못 미쳤을 뿐 애플의 실적은 좋았다"며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매출총이익률에 적당한 관심을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각종 우려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주가 전망은 여전히 우호적이다. 애플을 분석하는 증권사 중 92%가 애플의 주식에 대해 '매수'의견을 매기고 있으며, 일부는 이번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더 높였다.

가전제품 판매가 크게 증가하는 연휴철이 아직 본격적으로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또 달러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 향후 맥(MAC) 제품의 새 운영체제(OS) 공개 가능성 등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

한편 애플과 경쟁업체들과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는 점은 애플의 아성에 도전이 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스마트폰을 구매한 미국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마트폰 운영체체(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로이드의 라이선스 비용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구글은 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