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하루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SK 김성근 감독과 삼성 선동열 감독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엔트리에 없는 양준혁이 덕아웃에 앉는 문제에 대해 선동열 감독이 김성근 감독에게 정중하게 요청 했지만 김성근 감독은 원칙론을 이야기 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인천=조병관 기자rainmaker@sportschosun.com

결국 양준혁(삼성)은 더이상 벤치에 앉을 수 없게 됐다. 플레이오프때는 두산의 양해속에 벤치를 지켰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안된다.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14일 "미디어데이에서 양준혁의 벤치문제가 나온 이상 규정대로 할 수 밖에 없다. 문학구장의 경우 옆의 카메라석까지 벤치로 봐야 한다. 따라서 SK와 삼성 모두 규정된 인원외에는 덕아웃에 앉을수 없다"며 "경기전에 양팀에 통보를 하고 룰미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준혁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아 규정상 벤치에 앉을 수 없다.

이날 인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결국 문제가 불거졌다. "양준혁이 덕아웃에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삼성 선동열 감독은 "우리 팀의 맏형으로 조언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계속 벤치에 머물게 하고 싶다. 물론 SK 김성근 감독님이 어떻게 하실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말을 흐렸다.

이 질문을 받은 김 감독은 "글쎄. 매우 어려운 문제다. 인간적으로 양준혁과 나는 친하다. 선 감독과의 인간관계도 있다. 그러나 원리원칙에 벗어나는 일이 너무 많다. KBO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이어 "양준혁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싶지 않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다. 양준혁이 삼성 덕아웃에 앉는 건 엔트리에 없는 코치 한 명이 더 앉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나에게 왜 이런 애매한 선택이 넘어오는 지 모르겠다. 만약 양준혁이 벤치에 앉으면 결국은 항의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곤란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양팀은 승리를 자신했다. 시리즈 예상에 대해 김 감독은 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내 예측이 다 맞았다. 그런데 경기 당사자가 되니까 오리무중이다. 확실한 것은 우리가 마지막에 웃고 있다는 것"이라며 7차전 승부를 예상했다. 이에 선 감독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때 '몇 차전까지 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손가락 5개를 들어서 맞췄다. 하지만 이번에는 6차전 정도로 우리가 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또 "상대팀 선수 중 엔트리 한 명을 제외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누굴 제외하고 싶나"라고 묻자 김 감독은 "차우찬", 선 감독은 "투수 쪽의 김광현입니다"라고 짧게 답하기도 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