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3학년 이재승씨는 지난 1학기 마지막 2주간을 거의 학교에서 살다시피 했다. 같은 학과 학생 3명과 한팀이 되어 '아이코어(I-Core·Integrated Core)' 프로그램의 마지막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이씨가 속한 팀의 과제는 스킨스쿠버 장비회사인 A사(社)가 업계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학생들은 재무·전략·마케팅·생산 등 A사가 당면한 현황과 문제점이 담긴 50페이지 자료를 받아 들고, 그때부터 학교 세미나실에서 '합숙'을 시작했다. 이 과제는 1학기 전체 성적의 20%나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이씨와 팀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밤샘 토론하고 자료를 찾아, 결국 만족할 만한 리포트를 제출했다. 이씨는 "아이코어 프로그램을 통해 경영의 네가지 영역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지, 한가지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며 "일반 경영학과에 갔다면 결코 익힐 수 없었을 부분"이라고 밝혔다.

글로벌경영학과는 국내에 머무는 인재가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경영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일반 경영학과와는 별도로 2008년 설립됐다. 100% 영어 강의로 진행될 뿐 아니라, 미국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인디애나대 켈리비즈니스스쿨 등 최고 수준의 해외 대학의 교육 과정을 벤치마킹하거나 커리큘럼을 그대로 도입했다.

설립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교육 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감이 높아 매년 수능 성적 상위 0.5% 이내 드는 최우수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준비된 경영인"

글로벌경영학과는 교육 과정에서 일반 경영학과와 확실히 다르다. 일반 경영학과가 일부 전공 필수 과목을 제외하곤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글로벌경영학과는 전체 교육 과정의 80% 이상이 필수 이수과목으로 지정돼 있다.

이 학과 3학년 이재승씨는 "대학에 갓 들어온 신입생은 정보가 부족해 중요한 수업을 듣지 않고 건너뛸 수 있는데, 글로벌경영학과는 커리큘럼이 딱 짜여 있기 때문에 그럴 걱정이 없다"며 "학교가 확실하게 나를 끌어준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글로벌경영학과 학생들은 우선 1~2학년 때는 전공을 배우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교양을 배운다. 경제학·통계학뿐 아니라 동양사·서양사·심리학·정치학·철학 등 인문학 역시 폭넓게 배운다. 훌륭한 경영인이 되기 위해선 실용학문뿐 아니라 인문학적 지식이 배경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3학년때 부터는 전공에 빠져든다. 1학기에는 글로벌 경영의 자랑인 '아이코어' 프로그램을 거친다. 아이코어 프로그램은 인디애나대 켈리비즈니스스쿨이 개발해 수십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경영의 4대 전공 분야인 재무·마케팅·전략·생산운영관리를 유기적·통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최대 특징이다. 재무 관련 강의를 듣더라도, 나머지 세 분야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함께 알게 되는 식이다.

성균관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미국 하버드·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등 글로벌 명문대의 교육 과정을 벤치마킹했다. 지난 5일 로런스 데이비슨 인디애나대 켈리스쿨 방문교수가 SKK-GSB(경영전문대학원) 강의 중에 학생들과 토론하는 모습.

SKK-GSB(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이춘원 교수는 "4개 분야를 개별적인 과목으로 가르치면 학생들이 각 분야에 대해 피상적으로 알게 되는데, 아이코어 프로그램을 한 학기 동안 거친 학생들은 조직(회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경영학과는 켈리비즈니스스쿨, 오하이오주립대 피셔칼리지와 복수 학위 협정을 맺고 있다. 원하는 학생들은 3학기 동안 외국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복수 학위를 취득하게 된다. 해외에서 공부하는 동안 성대 등록금은 내지 않고 외국 대학의 등록금을 부담해야 한다.

입학생 전원에게 1년간 기숙사 시설을 저렴한 가격(한 달 5만원 선)에 제공하는 것도 글로벌경영학과만의 특징이다. 학생들의 소속감이 높아지고 동기·선후배 간 관계가 돈독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성균관대측은 밝혔다.

파격적인 장학금·100% 취업 혜택도

글로벌경영학과와 더불어 글로벌경제학과 역시 '한국 최초 노벨 경제학 수상자 배출'을 목표로 하는 성균관대의 글로벌 특성화 학과다. 100% 영어 수업을 진행하고, 미국 인디애나대, 영국 버밍엄대와 복수 학위 협정을 맺고 있다. 이론경제·금융경제·법경제·공공경제 등 4개의 심화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장학금 혜택도 파격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장학금·삼성글로벌장학금·율곡장학금 등 신입생의 40%가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2008년 설립된 일반 대학원 임베디드소프트웨어학과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다. 학생 선발부터 교육 과정 개발, 취업에 이르는 전 과정을 대학과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함께 운영하는 '산학(産學) 밀착형 맞춤형 인재 양성 학과'이기도 하다. 현재 삼성전자㈜, MDS테크놀로지㈜, ㈜알티캐스트, ㈜샐런, ㈜나인티스스템 등이 컨소시엄에 참가하고 있다.

임베디드소프트웨어학과는 학생들이 원서 접수 때부터 원하는 기업을 정해 지원하고, 졸업 후엔 100% 자신이 지원했던 기업에 채용된다. 취업이 100% 보장되는 '고용계약형 학과'인 셈이다.

따라서 교육 과정엔 기업의 수석 연구원이나 임원급 인력이 지도교수로 참여한다. 또 학생들은 기업의 특별 세미나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 학생 시절부터 기업 문화와 산업 현장에 익숙해질 수 있다.

이은석 학과장은 "임베디드소프트웨어학과는 전통적 학문 영역을 넘어서 기업이 원하는 실용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새로운 산학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산학 밀착형 맞춤 인재 양성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