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의 본격 등장으로 지금 출판계는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지식재산권을 전자책 불법 다운로드로부터 보호해야 하고 콘텐츠에 대한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죠. 이것저것 할 일이 많습니다."

지영석 IPA 신임 회장은“미래의 출판이란 스토리텔링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이라며“테크놀로지를 두려워하는 출판사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지난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현장에서 열린 2010 국제출판협회(IPA) 총회에서 아시아계로는 최초로 IPA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한국계 미국지영석(49) 엘스비어 부회장은 "앞으로 10년 안에 교육서적이나 전문서적뿐 아니라 일반 서적 중 상당수도 전자책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객이 바라는 전자책의 가격, 불법복제나 다운로드에 대한 법적제재 수준이 맞아떨어지는 시점이 오면 전자책의 융성기가 도래할 겁니다. 하지만 종이책에 대한 향수를 지닌 세대가 살아 있는 한, 종이책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을 겁니다."

IPA는 출판인의 권리보호와 증진, 출판·표현의 자유, 저작권 보호 등을 위해 1896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현재 57개국의 대표적 출판단체 70여곳이 회원이다. 지영석 신임 회장은 내년 1월부터 회장직을 수행하며, 임기는 2년이다. 그는 세계 최대의 단행본 출판사인 랜덤하우스의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아시아 초대 회장 등을 거쳤다. 지금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출판회사 엘스비어(Elsevier)의 부회장이다.

지성구 전(前) 세네갈·핀란드 대사의 아들인 그는 미국에서 태어났다. 고교 1학년 때 다시 미국으로 가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8년간 은행에서 일한 그가 출판업계에 첫발을 디딘 건 1996년,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는 도서유통업체에서 일하면서다. 1997년 친구와 함께 POD서비스(절판된 책 등을 주문제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만드는 등 점차 출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2000년 랜덤하우스에 스카우트되면서 본격적으로 출판인의 길을 걸었다.

아시아계가 미국 출판계에서 성공가도를 달려온 비결은 뭘까? "억세게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해하던 그는 기자가 재차 질문하자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첫 보스가 해준 말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했다. "그분은 '중요한 일은 항상 하루 24시간 중에 터진다. 네가 하루 8시간 일하면 현장에 있을 확률이 3분의 1인 것이고, 12시간 일하면 2분의 1로 높아진다'고 하셨죠." 그는 매일 자정에 잠들어 새벽 4시에 일어난다. 1년에 50만 마일 이상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를 돌아다닐 만큼 바쁘면서도 이메일 답장은 거의 5분 안에 보낸다고 한다.

미 프린스턴대 이사이기도 한 지영석 신임 회장은 카이스트가 주최하는 세계 대학총장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10일 방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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