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예고 3학년 김종연군의 글쓰기 솜씨는 남다르다. 대학 주최 백일장 등 굵직한 교외 글짓기 대회에서의 수상기록만 지금까지 34회에 이른다. 이 가운데 1등 7회, 2등 11회 등 수상실적도 화려하다. 최근에는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에서 1위를 했고, 제주 4·3사건 문예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김군은 자신이 천부적 재능보다는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시절은 물론 고 2·3학년 때도 거의 매일 하루에 한 편씩 시를 썼어요. 고등학교 때 지은 시만 해도 500편이 넘죠. 틈나는 대로 책을 읽고, 끊임없이 새로운 글을 창작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끊임없는 노력과 연습으로 이뤄낸 글실력
김군이 처음 ‘문학’을 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담임교사이자 시인으로 활동하셨던 공선희 선생님에게서 시를 창작하고 친구들에게 발표하는 수업을 들으며 시를 좋아하게 됐다.
“한두 번 써 본 동시에 대한 선생님의 칭찬에 용기를 얻었고, 글 쓰는 것에 대한 재미를 알게 됐어요. 5·6학년으로 올라갈 때까지 틈나는 대로 글을 썼습니다. 이 때문인지 중학교 땐 교내백일장 대회에서 3년 내내 최고상을 받았어요. 좀 더 깊이 있는 글을 쓰고 싶어 고등학교도 안양예고 문예창작과로 정했습니다.”
자신만만하게 예고에 진학했지만 오히려 학교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전공실력은 좀처럼 늘지 않았고, 글 실력에 관한 한 내로라하는 친구들 틈에서 자신감을 잃어갔다. 전국 글쓰기 대회에 수차례 참가했지만, 아무런 상도 타지 못했다.
“스스로 잘한다 생각했는데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어요.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1학년 2학기 때 미 교환학생으로 캘리포니아의 체스호스 고교에 1학년으로 입학했어요.”
아는 사람이 없는 유학생활은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반면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며, 글을 쓸 기회가 많아졌다.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유학생활 동안 매일 밤마다 시를 1편씩 썼어요.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외로움의 감정표현을 시로 풀어냈습니다.”
1년 뒤 안양예고로 돌아와 1학년으로 재입학했다. 같은 반 학생들보다 1살 더 많은데다, 글실력도 부족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김군은 노력으로 극복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매일 시 창작을 빼놓지 않았고, 틈나는 대로 책을 읽었다. 귀국 후 처음으로 참가한 부산대 효원문예백일장에서 참방상(4위)을 받게 됐다.
김군은 “참방상 수상으로 재입학 초기 힘들었던 적응기를 버틸 수 있었고, 꿈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후 김군은 각종 전국 글짓기 대회에서 대상,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자신의 글실력을 인정받게 됐다.
지난해 초부터는 안양의 한 보육원에서 문학 치료 봉사활동을 매주 금요일 방과 후 1시간씩 하고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문학을 읽고 쓰는 활동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주는 방식이다.
“글에 표현되는 아이들의 순수한 생각들을 보며 지금은 오히려 제가 치료를 받는 느낌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문학치료 봉사활동으로 아이들을 도와줄 생각입니다.”
◆다양한 문화가 소통하는 터전 만드는 것이 목표
김군은 자신의 글실력 비결은 ‘다독과 다작’이라고 말했다.
“틈나는 대로 책을 읽었습니다. 김기택의 ‘소’, 이윤학의 ‘먼지의 집’등 지금까지 시집만 약 200권 넘게 본 것 같아요. 글짓기 대회에서 상금을 받으면 모조리 시집을 사는 데 썼어요. 하이데거의 ‘숲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등 인문학 서적도 계속 봤어요. 보통 하루에 1시간씩은 꼭 책을 봤던 것 같아요. 책을 읽다가 좋은 표현이 나오면 습작노트에 써 놨다가 다시 보곤 했습니다. 순수문학만 하진 않았어요. 사회현실을 작품에 반영하기 위해 뉴스와 신문을 꾸준히 봤습니다.”
일기처럼 썼던 시 창작은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았다.
"남들보다 뒤처진 실기력을 따라잡기 위해 남들의 두 배씩을 목표치로 두고 습작을 했어요. 매주 단기목표를 세워 시를 썼고, 지금까지 500편이 넘는 시를 창작했습니다. 나태해지면 제 꿈이 날아갈 것 같아 더 열심히 창작에 몰두했어요. 시 한 편을 쓰기 위해 밤을 새우기도 했고, 마음에 드는 표현 하나를 위해 며칠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김군의 목표는 문화콘텐츠 기획자가 되는 것이다. 무용, 연극, 음악, 문학 등 각 예술분야 간의 거리를 좁히고 대중문화에 접목시켜 많은 대중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역할을 해보겠다는 생각에서다.
“고전문학과 현대문학 등을 학습하며 우리 문화를 알게 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세계의 문화도 이해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다른 나라 예술과의 이질감을 극복해 많은 예술인이 세계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