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가 수당신설을 통해 노조 전임자 임금을 편법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기아자동차 노조가 조합원 3만여명이 내는 조합비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기아차 노조는 8일 경기도 광명 소하리공장에서 속개된 대의원대회에서 현재 1인당 월평균 2만3000여원인 조합비를 일률적으로 1만4200원 인상하는 '조합비 인상규약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노조는 1년에 51억여원의 조합비를 더 걷을 수 있게 됐고,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제도) 시행으로 급여를 받지 못했던 85명의 무급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를 지급할 수 있게 됐다(전임자 1인당 연봉 6500여만원으로 환산).

이번 조합비 인상으로 타임오프제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9월 체결한 임단협에서 현대차와의 임금격차를 줄인다는 명목하에 '보전 수당'을 1만5000여원 인상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는데, 이를 둘러싸고 '편법·이면 합의' 의혹이 제기돼왔는데,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타임오프제 시행으로 법적 한도를 넘어선 노조전임자 급여 지급이 금지되자, 조합비 인상을 통해 편법으로 급여를 지급한다는 시나리오 아래 노사가 새 수당항목 신설에 합의했다는 의혹이다.〈본지 9월 2일 A12면〉 실제로 조합비 인상액(1만4200원)은 인상된 보전수당(1만5000여원)과 거의 일치한다.

고용노동부 전운배 노사협력정책관은 "대의원 대회에서 정당하게 합의를 했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형식적으로 노사가 합의해놓고 이면합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