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간 통합을 추구하는 통섭(通攝·consilience)이 화제였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미 성과를 내며 광범위한 독자층을 형성하기 시작한 분야가 있다면 명상과 의학,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불교와 뇌과학의 만남일 것입니다. 인문을 대표하는 불교적 명상이 의학과 만나고 있으니 진정한 의미의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섭이라 할 수 있겠네요.
게다가 불교적 명상이나 뇌과학은 각각 독립적으로도 독자들의 반응이 만만치 않은 분야인데 두 분야가 만났으니 그 시너지 효과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8월 초에 나온 '붓다 브레인'(불광)은 미국의 신경심리학자이자 명상전문가인 릭 핸슨이 쓴 책입니다. 서양의 뇌의학에서 출발해 불교적 명상 쪽으로 다가오는 책이라고 할까요? 무엇보다 밖이 아니라 안에서, 타인이 아니라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내는 고통의 메커니즘이 무엇인지를 밝힌 다음 고통을 제거하고 행복과 사랑, 평정심을 찾아가는 노하우를 알기 쉽게 썼습니다. 지금도 인문분야 상위권에 올라 있습니다.
지난주에 나온 일본 도쿄대 출신 스님 코이케 류노스케의 '생각 버리기 연습'(21세기북스)은 릭 핸슨과 반대로 불교적 명상 쪽에서 출발해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뇌과학의 성과를 이용해 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우리는 집착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두 책의 목차를 섞어놓으면 다시 분류하기 힘들 만큼 비슷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출간 즉시 종합순위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두 책의 인기는 그만큼 우리네 삶이 팍팍하다는 방증인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