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양준혁이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후배 선수들에게 볼을 토스해주며 훈련을 돕고 있다. 대구=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삼성 양준혁이 대타자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가 바로 선구안이다. 역시 대타자 출신인 한화 한대화 감독도 인정할 만큼 양준혁의 선구안은 독보적이다. 뛰어난 선구안 덕분에 양준혁은 40이 넘은 나이에도 어린 선수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런 양준혁도 판단하기 힘든 마구가 있었단다. 그리고 그 마구 중 하나가 포스트시즌 들어 홈런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두산 정재훈의 포크볼이었다.

양준혁은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8일 대구구장에서 취재진과 얘기하던 도중 "어제 박한이가 홈런으로 연결한 정재훈의 포크볼은 완전히 평범한 체인지업이었다"고 설명한 후 "내 선구안으로도 판단하기 힘든 공을 던지는 투수가 3명 있다. 롯데 사도스키의 컷패스트볼(커터)과 롯데 조정훈, 두산 정재훈의 포크볼"이라며 정재훈의 구위가 정상이 아님을 강조했다. "조정훈과 정재훈의 포크볼은 마지막까지 진짜 직구처럼 들어오기 때문에 스윙을 안 할 수가 없다. 포크볼인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휘두르고 볼이 마직막에 떨어져 헛스윙이 된다"는 양준혁은 "그런데 이게 만약 안 떨어지면 그냥 느린 직구다. 느릿느릿하게 들어오는 체인지업. 정재훈이 포스트시즌동안 맞은 홈런 3개 모두 이런 체인지업성 공이었다"고 말했다.

양준혁의 말대로 피로 때문에 포크볼의 낙폭을 회복하지 못 하고 있는 정재훈. 그가 감을 찾지 못 하면 두산의 플레이오프는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대구=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