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안팎에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조희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6일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호된 '합동 얼차려'를 받았다. 업무 보고도 하지 못한 채 국감장에서 쫓겨나다시피 했다. 조 위원장은 독립영화 제작지원 심사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특정 작품을 거론한 의혹,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영진위 지원 각본 심사에서 0점을 받은 일 등으로 영화계로부터 지속적인 퇴진 요구에 시달려왔다.
이날 오전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감에서 조 위원장이 업무 보고를 하려 하자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이 "조 위원장은 업무 보고 전에 용퇴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먼저 해야 하지 않느냐"고 문제 제기를 했다. 이에 정병국 문방위원장이 "일단 업무 보고를 듣자"고 말렸으나, 민주당 정장선·최문순 의원 등이 연달아 "문화부 장관도 해임을 추진하고 있다는 뜻으로 말하던데, 그런 사람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을 필요가 있느냐. 자진 사퇴를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쟁점은 '업무 보고를 받을 것이냐 아니냐'는 것이었다.
여야가 간사단 합의를 위해 잠시 정회한 뒤 민주당 서갑원 의원이 조 위원장을 발언대로 불렀다. 서 의원은 "영진위의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국감 준비에 대해 한마디하겠다"고 한 뒤 "의원들에게 배포된 인사말 표지에 '291회 임시국회 인사 말씀'이라고 인쇄돼 있다. 업무 보고 내용도 지난 6월 임시국회 때 자료와 거의 똑같다. 이것이 영진위원장이 국감에 임하는 태도냐"고 비판했다. 여야 의원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정병국 위원장도 나섰다. 정 위원장은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영진위 국감을 19일로 연기했다. 국감장을 나온 조 위원장의 얼굴은 거의 사색이었다. 그는 "내가 갖고 있던 인사말은 제대로 된 것이었는데 직원들이 엉뚱한 걸 배포했다"고 말했다.